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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인의 문화는 예수다

배남준 2018. 3. 22. 17:11


[현장] “기독인의 문화는 예수다” 기사의 사진
이진원 전 홍익대 영상대학원 인터랙션디자인전공 겸임교수가 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물댄동산교회에서 ‘문화의 복음적 이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예수는 문화입니다. 기독 청년들이 예수의 관점으로 산다면 골방에서 기도해도 존 웨슬리나 조지 휘필드처럼 세계를 바꿀 수 있을 겁니다.”

문화, 예수, 존 웨슬리, 조지 휘필드…. 청중석 탈북 청년들의 귀에 생소한 명칭과 이름이 줄줄이 이어졌다. 강사인 이진원(48) 전 교수의 이력 또한 낯설었다. 그는 홍익대 영상대학원에서 인터랙션디자인을 가르친 교수 출신에 사용자경험(UX) 디자인 분야 전문가였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동작구 물댄동산교회(조요셉 목사). 교양강좌 강사로 나선 이 전 교수는 ‘문화의 복음적 이해’를 제목으로 강연했다. 남한 청년과 탈북 청년 60여명은 2시간 넘게 강연을 경청했다.

이 전 교수는 “문화는 중립적 개념으로 선악의 개념이 없다”며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가에 따라 선과 악이 갈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간의 의식주와 흥망성쇠가 담긴 문화를 ‘삶에 대한 기록’으로 표현하면서 성경을 하나님에 대한 기록으로 정의했다.

“성경에는 창조, 부활, 성령, 바울의 복음 전파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어떤 과정을 거쳐 복음을 받아들이게 됐는지를 설명해줍니다. 결국 문화는 삶의 기록이자 발자취인거죠. 그리스도인이라면 자신만의 신앙 이야기, 믿음의 기록을 남기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그는 문화를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라고 주문했다. 이 전 교수는 “세상 문화는 도구일 뿐, 가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삶에서 무언가를 결정할 땐 하나님의 마음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화를 분별하는 일은 성령께 맡길 수 있도록 삶의 운전대를 기꺼이 그분께 내어드리자”고 덧붙였다.

강연 막바지, 이 전 교수는 ‘문화는 예수다’라는 다소 신선한 명제를 던졌다. 그는 “문화를 예수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 바로 ‘예수적 문화’”라고 부연하면서 “그리스도인이 문화를 세상 관점으로만 대하면 이전의 수많은 문명처럼 그저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전했다.

물댄동산교회가 이번 강연을 준비한 이유는 특별하다. 탈북 학생의 학업을 돕는 ㈔새일아카데미(이사장 조요셉 목사) 이사로 6년째 활동 중인 이 전 교수를 통해 탈북 청년들에게 상황을 해석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한 것. 이 전 교수는 “탈북 청년들은 남한에 와서 엄청난 문화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런 경우 주변 상황, 특히 문화를 해석하는 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연을 들은 탈북 청년 강성우(29)씨는 “‘문화는 예수’란 말에 큰 충격을 받았고 문화가 삶의 기록이란 점도 흥미롭다”며 “그간 문화를 ‘세상을 즐기는 도구’라 생각했는데 이를 예수님의 관점으로 볼 수 있고, 주님께 속한 분야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탈북 청년 김지민(가명·30)씨는 “한국에 온 지 7년째고 직장생활을 2년간 했는데 스스로 ‘기독문화를 만들겠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전도까진 못하더라도 직장에서 기독교적 가치관을 실천해 기독교적 문화란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