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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한국의 열정적 기도' 전수하다

배남준 2018. 3. 9. 14:00
영국에 ‘한국의 열정적 기도’ 전수하다 기사의 사진
최남수 의정부 광명교회 목사가 7일 영국 위건 에지교회에서 영국 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 앞에서 통성기도를 인도하고 있다.

 

아일랜드 해(海)와 맞닿아 있는 영국 위건(Wigan)의 기독교인들이 한국의 열정적인 기도에 푹 빠졌다. 기독교 신앙의 역사가 한국보다 500년이나 앞선 영국의 성도들이 한국의 기도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7일(현지시간) 오전 위건항 인근 에지(The Edge) 교회에서 진행된 ‘위건 기도자학교’에 영국인 성도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위건에서 사역하는 영국 성공회와 감리교, 침례교 소속 성직자들과 평신도들이었다. 강사는 ‘기도선교’ 전문가로 꼽히는 최남수 의정부 광명교회 목사였다. 광명교회가 기도선교를 위해 조직한 ㈔세계기도자학교에서 발행한 교재의 영어번역본을 교재로 사용했다.

기도로 복음의 빚 갚는다

위건 기도자학교는 ‘트랜스포밍 위건 위원회’가 기획했다. ‘트랜스포밍 위건’은 영국 성공회가 위건 지역을 신앙으로 변화시키자며 2014년 시작한 기도운동이다. 운동의 단초를 제공한 주인공은 광명교회였다. 교회는 최 목사를 중심으로 2010년부터 매년 영국 전역에 걸쳐 있는 교회 100여곳을 방문하면서 한국의 기도 DNA를 전파했다. 광명교회의 열정은 자연스럽게 방언과 통성기도까지 하는 영국 성도들을 만들어낸 자양분이 됐다.

광명교회의 기도선교 전수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영국교회에 ‘복음의 빚을 진’ 한국교회가 그 빚을 갚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1866년 런던선교회가 파송한 저메인 토머스 선교사는 한반도 땅을 밟지도 못한 채 관군에 의해 목숨을 잃고 만다. 복음의 큰 빚을 진 이유다. 이후 한국은 서구 선교사들로부터 복음을 받아들이고 놀라운 부흥을 경험했다. 그리고 토머스 선교사 순교 이후 15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가 침체된 영국 교회를 기도선교로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영국 교회를 방문한 기도선교팀이 지난 8년간 한 일은 오직 기도였다. 팀원들은 당번을 정해 교회 강단에 엎드려 철야기도를 했다. 영국인들에겐 낯선 광경이었지만 변화의 시작이었다. 이번 기도자학교의 산파 역할을 한 영국 성공회 소속 닐 쿡(49) 목사는 “한국 기독교인들이 복음에 빚진 마음으로 영국에 왔다고 하지만 그들의 열정적인 기도로 영국 교회는 잃어버렸던 뜨거운 기도를 되찾고 있다”면서 “위건에 불고 있는 기도 열풍은 한국교회가 준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방언·통성기도 하는 영국 성도들

기도자학교 분위기는 시종 뜨거웠다. 차가울 것만 같은 영국인들은 한국어로 “주여”를 세 차례 외친 뒤 입을 열어 기도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방언 기도가 터져 나왔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국의 기도원 풍경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최 목사가 강의를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참석자들은 각자 스마트폰을 이용해 녹음하거나 필기를 준비했다. 강의에선 ‘회복’이 강조됐다. 최 목사는 “한국교회가 영국 교회에 새로운 걸 가르친다는 건 난센스”라며 “영국은 과거 자신들의 열정을 회복하면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기도 열정을 회복하는 것이 영국 교회가 재부흥할 수 있는 열쇠”라며 “우리 모두 기도자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클라이브 테일러(77·위건 에지교회)씨는 “평소 조용기 목사의 책을 통해 한국교회 성도들이 얼마나 뜨겁게 기도하는지 알고 있었다”면서 “기도를 주제로 한 이번 콘퍼런스는 매 시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세계기도자학교의 다음 타깃은 프랑스다. 세계기도자학교의 영국 코디네이터 김남진(49) 목사는 “영국 목회자들과 함께 오는 10월 프랑스 기도선교를 준비 중”이라며 유럽 대륙을 향하는 기도선교를 위한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위건(영국)=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