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개 달하는 '눈'
좁쌀 크기 눈 속엔 렌즈 아닌 반사경이..
우주망원경처럼 빛 모아
두 종류의 망막으로 선명한 상 확보
겨울에는 조개구이가 별미(別味)다. 그중 가리비는 보는 맛, 심지어 듣는 맛까지 준다. 가리비가 익어 캐스터네츠처럼 생긴 껍데기를 활짝 펼치면 서투르게 박자를 맞추던 어린 시절 학예회가 생각난다.
같은 가리비지만 과학자들은 그 안에서 전혀 다른 세상을 본다. 바로 가리비 안에 숨어 있는 우주망원경이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벤자민 팔머 박사 연구진은 지난달 30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가리비의 눈은 우주망원경처럼 반사경으로 빛을 모아 두 종류의 망막에 초점을 맺는다"고 발표했다.
가리비가 조개껍데기를 조금 열면 그 틈으로 촉수와 살이 보이는데, 그 사이 작은 점처럼 배열돼 있는 눈〈사진〉이 보인다. 가리비는 이런 눈을 200개까지 갖고 있다. 가리비의 눈은 사람과 다르다. 사람 눈은 카메라처럼 볼록렌즈 모양 수정체가 빛을 모아 뒤쪽 망막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가리비의 눈은 빛이 눈 맨 안쪽에 오목거울처럼 생긴 반사경에서 반사돼 앞쪽 망막에 초점이 맺히는 원리다. 천체망원경이나 우주망원경과 같다.
연구진은 전자현미경으로 가리비의 반사경 구조를 촬영했다. 반사경은 DNA의 염기 중 하나인 구아닌 결정들이 정사각형으로 목욕탕 타일처럼 연결된 구조였다. 우주망원경이 커지면서 거울 하나로 반사경을 만들기 어려워졌다. 과학자들은 작은 반사판을 이어 붙어 대형 반사경을 만들었다. 가리비는 오래전부터 눈 속에 그런 우주망원경을 품고 있었던 셈이다.
가리비의 반사경 앞에는 망막이 두 개 있다. 연구진은 컴퓨터 모의실험을 통해 정면으로 오는 빛은 눈 앞쪽에 있는 망막에 초점이 잡히고, 측면에서 온 빛은 그 뒤쪽 망막에 반사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덕분에 가리비는 정면과 측면을 다 보며 천적과 먹이를 동시에 파악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 이영완 과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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