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만난 이웃을 외면한 제사장과 레위인(눅 10:25~37)은 되기 싫었다.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자.’ 조영순(70·여) 권사의 신앙관은 명료했다. 그 신앙관은 올해로 8년째 아프리카의 물 부족 국가에 식수펌프를 설치하도록 돕는 원동력이 됐다.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국제구호개발NGO 월드비전의 서울 여의도 본부에서 만난 조 권사와 권성희(68·여) 권사, 강정희(56·여) 집사는 인터뷰가 멋쩍은 듯 “대단한 일도 아닌데”라며 연신 쑥스러워했다.
이들은 서울 동대문구 성덕교회(민경운 목사) 성도들로 2010년부터 해마다 월드비전을 통해 아프리카의 식수지원 사업을 돕고 있다. 자녀들로부터 받은 용돈이나 연금을 조금씩 모아 매년 초 1000만원씩 월드비전에 후원한다. 그 돈은 아프리카의 르완다 탄자니아 시에라리온 잠비아 우간다 수단의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식수펌프로 변한다.
식수지원 사업 후원은 조 권사가 우연히 아프리카의 물 부족 실태를 알리는 TV프로그램을 시청한 데서 출발했다. 화면에 비친 웅덩이의 물은 회색빛이었고 흙먼지와 쓰레기로 오염돼 있었다. 야생동물의 배설물이 빗물에 섞여 흘러들어오는 물웅덩이가 유일한 식수원이었다. 주민들은 하릴없이 오염된 물을 마시고 설사로 고생한다고 했다.
“병균이 득실득실한 흙탕물을 마시는 이들이 실제로 도처에 있잖아요. 얼마나 괴롭겠어요. ‘그냥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 안타깝다’ 생각하고 말 건가요. 그건 이웃사랑을 강조한 예수님의 명령을 어기는 거잖아요.”
조 권사는 수소문 끝에 월드비전이 식수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후원을 결심했다. 즉각 동참할 성도들을 모집했다. “평소 조 권사님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구제활동을 실천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남수단이나 미얀마 등에 학교를 세우시기도 했죠. 이웃사랑은 실천에서 완성된다는 그 뜻에 공감해 참여하게 됐습니다.”(강정희 집사)
조 권사 등은 ‘하늘샘’이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이곳에는 현재 6명의 고정 멤버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마라의 쓴물 앞에 좌절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본 모세의 심정(출 15:21~27)으로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에서 3일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마라에 도착했을 때 마주한 것은 마실 수 없는 쓴 물이었다. 모두 죽을 지 모르는 상황에 백성들의 원망은 하늘을 찔렀다. 이를 본 모세는 간절히 기도했고, 하나님은 그에게 한 나무를 가리키며 나뭇가지를 꺾어 물에 던지라고 했다. 나뭇가지를 던지자 물은 마실 수 있는 물로 변했다. 모임의 이름인 ‘하늘샘’도 그 의미를 담고 있다. ‘하늘 아버지의 사랑을 담은 샘물’이란 뜻이다. 권 권사는 “미약하지만 저희의 후원으로 생긴 펌프를 통해 물을 마시는 이들이 종교와 인종에 상관없이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고 설명했다.
월드비전은 현재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식수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유엔이 1992년 12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환경회의에서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했을 만큼 지구촌 물 문제는 심각하다. 유엔은 점차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도록 각국 정부와 NGO 등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개발도상국의 무분별한 개발로 환경이 파괴되고 강이나 바다가 오염되면서 먹을 수 있는 물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하늘샘 모임의 지속적인 후원은 깨끗한 물의 소중함과 모두가 그 물을 마실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이사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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