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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노숙인 쉼터 /친구네집

배남준 2017. 1. 14. 10:33

‘거리 천사’ 온정을 맛보다… “마음 속 추위까지 녹습니다” 기사의 사진

후원자 심동철 집사(뒷줄 왼쪽)가 10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친구네 집’에서 노숙인들과 함께 바비큐 파티를 벌이고 있다.




경기도 안성에는 조금 특별한 주택이 하나 있다. 언뜻 펜션처럼 보이지만 그게 아니다. 집 이름은 '친구네 집'이다. 노숙인들이 2박3일 편히 쉬고 가는 2층짜리 아름다운 공간이다.  

지난 10일 이곳 2층에선 노숙인 8명이 얼굴 팩을 한 채 나란히 누워 있었다. 처음엔 "이런 것 처음 해 본다"며 겸연쩍어했지만 그것도 잠시, 얼굴 팩을 뗀 노숙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

친구네 집은 지난해 8월 1일 문을 열었다. 매주 21기까지 노숙인 120여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온누리복지재단 노숙인쉼터 친구네 집 담당 김환봉(57) 목사의 제안으로 시작한 이곳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노숙인들이 처음 오실 땐 반신반의하고 오시는 분이 많아요. 어디 새우잡이 노동자로 끌려가는 줄 알고 걱정하는 분도 계셨어요. 하지만 돌아갈 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갑니다. 어떤 분은 ‘이곳이 천당이구만, 천당’이라고 하며 가서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이 집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다. 자유시간이 많은 게 특징이다. 진짜 친한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친구 어머니가 차려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히 쉬고 돌아가면 그뿐이다. 노숙인들은 낮잠을 자고 바둑이나 장기, 윷놀이, 닥트게임 등을 하며 망중한을 즐긴다.  

다만 기독교 시설답게 곳곳에 성경말씀이 적혀 있다. 찬송도 은은하게 들린다. 기독영화나 기독인사의 간증 동영상을 틀어주기도 한다.  

이곳 프로그램의 백미는 바비큐 파티를 하고 나누는 살가운 대화이다. 각자 살아온 이야기를 하며 힐링타임을 갖는 셈이다. 힘들었던 과거를 이야기하다 눈물을 왈칵 쏟는 노숙인들이 적지 않다.

술과 방탕한 생활을 하다 서울역까지 오게 됐다는 우기영(가명·55)씨는 “비록 2박3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심으로 노력하면 하나님은 외면하지 않으신다는 교훈을 얻었다. 다시 돌아가면 새로운 삶을 시작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고명우(가명·43)씨는 “안성의 흙내음과 좋은 음식과 물과 공기에 만성피로와 장애를 한순간이나마 잊을 수 있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돼 주신 교회와 봉사자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성호(가명·60)씨는 “자활의지를 북돋워주려는 목사님의 의지를 눈여겨볼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거듭나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하니 그 무엇을 못하겠는가”라고 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입소대기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입소를 하려면 자격요건이 있다. 술과 담배는 절대 하지 못한다.  

김 목사는 서울역 노숙인 급식단체 ‘참좋은친구들’에서 밥퍼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 사역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또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거리에서 방황하는 노숙인을 도와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

친구네 집은 경제적으로 자립을 꿈꾼다. 그래야 더 많은 이들의 자활을 도울 수 있어서다. 그래서 주변에 고구마와 무, 쌀 등을 심고 있다. 내년부터 노숙인들이 원하면 이곳에서 각종 농사를 짓게 할 생각이다. 노숙인들이 열심히 일해 몇 년 뒤 자립하는 것을 보는 게 김 목사의 꿈이자 소명이다.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 되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김 목사는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더 잘 해드려야 하는데 미흡하다는 것이다. 재정도 넉넉지 않다. 요즘엔 ‘김영란법’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의 영향으로 후원이 끊기기 일쑤다. 

김 목사는 “하나님이 재정적인 문제도 해결해 주실 것을 믿는다. 선한 사역을 그만두게 할 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노숙인들은 정말 상처가 많으신 분들이다. 사연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절절하다. 이분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시길 기도하며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성=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경기도 안성에는 조금 특별한 주택이 하나 있다. 언뜻 펜션처럼 보이지만 그게 아니다. 집 이름은 '친구네 집'이다. 노숙인들이 2박3일 편히 쉬고 가는 2층짜리 아름다운 공간이다.  

지난 10일 이곳 2층에선 노숙인 8명이 얼굴 팩을 한 채 나란히 누워 있었다. 처음엔 "이런 것 처음 해 본다"며 겸연쩍어했지만 그것도 잠시, 얼굴 팩을 뗀 노숙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

친구네 집은 지난해 8월 1일 문을 열었다. 매주 21기까지 노숙인 120여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온누리복지재단 노숙인쉼터 친구네 집 담당 김환봉(57) 목사의 제안으로 시작한 이곳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노숙인들이 처음 오실 땐 반신반의하고 오시는 분이 많아요. 어디 새우잡이 노동자로 끌려가는 줄 알고 걱정하는 분도 계셨어요. 하지만 돌아갈 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갑니다. 어떤 분은 ‘이곳이 천당이구만, 천당’이라고 하며 가서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이 집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다. 자유시간이 많은 게 특징이다. 진짜 친한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친구 어머니가 차려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히 쉬고 돌아가면 그뿐이다. 노숙인들은 낮잠을 자고 바둑이나 장기, 윷놀이, 닥트게임 등을 하며 망중한을 즐긴다.  

다만 기독교 시설답게 곳곳에 성경말씀이 적혀 있다. 찬송도 은은하게 들린다. 기독영화나 기독인사의 간증 동영상을 틀어주기도 한다.  

이곳 프로그램의 백미는 바비큐 파티를 하고 나누는 살가운 대화이다. 각자 살아온 이야기를 하며 힐링타임을 갖는 셈이다. 힘들었던 과거를 이야기하다 눈물을 왈칵 쏟는 노숙인들이 적지 않다.

술과 방탕한 생활을 하다 서울역까지 오게 됐다는 우기영(가명·55)씨는 “비록 2박3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심으로 노력하면 하나님은 외면하지 않으신다는 교훈을 얻었다. 다시 돌아가면 새로운 삶을 시작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고명우(가명·43)씨는 “안성의 흙내음과 좋은 음식과 물과 공기에 만성피로와 장애를 한순간이나마 잊을 수 있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돼 주신 교회와 봉사자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성호(가명·60)씨는 “자활의지를 북돋워주려는 목사님의 의지를 눈여겨볼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거듭나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하니 그 무엇을 못하겠는가”라고 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입소대기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입소를 하려면 자격요건이 있다. 술과 담배는 절대 하지 못한다.  

김 목사는 서울역 노숙인 급식단체 ‘참좋은친구들’에서 밥퍼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 사역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또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거리에서 방황하는 노숙인을 도와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

친구네 집은 경제적으로 자립을 꿈꾼다. 그래야 더 많은 이들의 자활을 도울 수 있어서다. 그래서 주변에 고구마와 무, 쌀 등을 심고 있다. 내년부터 노숙인들이 원하면 이곳에서 각종 농사를 짓게 할 생각이다. 노숙인들이 열심히 일해 몇 년 뒤 자립하는 것을 보는 게 김 목사의 꿈이자 소명이다.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 되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김 목사는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더 잘 해드려야 하는데 미흡하다는 것이다. 재정도 넉넉지 않다. 요즘엔 ‘김영란법’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의 영향으로 후원이 끊기기 일쑤다. 

김 목사는 “하나님이 재정적인 문제도 해결해 주실 것을 믿는다. 선한 사역을 그만두게 할 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노숙인들은 정말 상처가 많으신 분들이다. 사연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절절하다. 이분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시길 기도하며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성=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