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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영 장로 칼럼 / 두 종류의 크리스천

배남준 2016. 12. 17. 16:14


              [강덕영 장로 칼럼] 종교인과 신앙인(21) 판테온 신전과 성당 

             - 한국유나이트 제약 대표 강덕영 장로 -

       


어느 기독교 모임의 자기소개 시간이었다. 젊고 잘생긴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본인의 신앙 간증을 시작했다. 그는 작은 사업을 하고 있는데, 록펠러보다 더 많은 헌금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이를 이루기 위해 매일 새벽기도를 나가고 있다고 한다. 록펠러보다 더 부자가 되게 해주십사 간절히 새벽기도를 드린다는 그의 모습에서 어떤 광기마저 느껴졌다. 
 
“지난달에는 200만원 적자가 나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어요. ‘적자가 났을지라도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 드립니다. 제 뜻을 이루게 해 주십시오’라고요.”
 
그는 기도를 드리고 교회에 헌금을 했다고 한다. 지금도 계속 적자가 나고 있지만 하나님은 자신을 버려두지 않으실 것이라 확실히 믿으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열정적인 신앙고백 겸 자기소개를 듣고 있자니 한마디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꾹 참고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이번에는 옆자리 젊은 친구의 순서다. 그는 국내의 한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IT 계통을 전공했다고 한다. 직장을 구할까 생각하다 선교사로 일하기로 마음먹고 혼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문서 선교를 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선교 사역도 좋지만 아내와 자식들을 데리고 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자신에게는 소망과 열정이 있다지만, 그의 부인은 생활하기 참 어려울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를 물어보니 40대 초반이라고 한다. 그래도 그의 얼굴은 아주 편안해 보였다. 

또 다른 한 청년은 미국 유학 후 대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받고 일하다 조그만 선교 단체로 이직했다. 월급을 150만 원 받는 조건으로 이직했다고 한다. 대기업에 다닐 때엔 500만 원 이상 받았다는데, 그래도 지금의 생활이 더욱 행복한 모양이다. 

자신의 것을 다 버리고 살아가는 사람과, 물질을 더 얻으려고 기도하는 사람. 두 사람의 신앙에서 나는 무언가를 크게 느꼈다. 

내가 신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던 시기, 입학식 때 들었던 한 목사님의 축사가 떠오른다.

“여러분, 돈을 벌고 싶으면 월스트리트로 가서 돈을 버십시오. 신학은 배고프고 외로우며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고통의 길입니다. 이 길을 진정으로 가고자 하는 분만 신학을 공부하십시오.”

그러자 학생들의 표정이 가히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특송 시간이 되자 몇 사람이 특송을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당연히 찬송가를 부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CCM을 소리쳐 불러대는 것이 아닌가. 입학식이 끝나고 사적인 자리에서 “그래도 예배 시간에는 찬송가를 부르는 게 어떻겠냐”고 조용히 이야기했다. 학생들 표정이 또한 좋지 않았다. 목회자부터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록펠러가 되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간절히 기도하면, 하나님은 정말 부자로 만들어 주실까? 무당에게 가서 복채를 많이 내고 빌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떠오른다.

성경은 어떻게 말씀하고 계신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성경은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나머지는 덤으로 주신다”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의를 구한다면 부도 건강도 함께 주실 것이다. 아무리 명성과 덕망이 있는 목회자라도 자신만의 영광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면, 영성이 있는 사람이 볼 때 바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느낄 수 있다. 

어느 목회자가 “나에게는 성도들을 축복하고 저주하는 축복권과 저주권이 있다”고 설교하는 것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하나님의 사람은 남을 저주하면 그것이 자신에게 돌아온다. 또한 남을 축복하면 그 축복이 자신에게 온다고 성경은 말씀하고 계신다. 

자신의 이익을 버리고 오직 주님의 일에 일생을 헌신하는 많은 사람들 덕분에 오늘도 머리 숙여 배우고 신앙을 담금질할 수 있었다. 

한국유나이티드문화재단 이사장·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