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예수 이름 높이여 다 찬양하여라∼”(찬송가 36장)
지난 10일(현지시간) 한국에서 1만3347㎞ 떨어진 폐허의 땅 아이티에 한국어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이곳 카라콜은 2010년 대지진으로 초토화된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북쪽으로 123㎞ 거리에 있다. 한국교회가 이곳 아이티에 25억원을 투입해 직업학교를 세웠다. 아이티 직업학교는 1912년 조선예수교장로회가 중국 산둥성에 박태로 사병순 김영훈 선교사를 파송하면서 시작된 한국교회 해외선교 프로젝트 중 가장 큰 사업이다.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대표회장 김삼환 목사)과 월드디아코니아(이사장 오정현 목사)는 1만5750㎡ 부지에 강의실과 예배실, 교직원 숙소, 기숙사, 커뮤니티센터 등을 세웠다. 직업학교라는 청사진을 발표한 지 3년 만의 성과다.
김삼환 대표회장은 이날 준공 감사예배에서 “한국도 전쟁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국가로 전락했지만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다시 시작해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민주주의 시스템을 갖춘 강대국이 됐다”면서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주신 영적 축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어려움과 고통이 있는 국가라도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만 하면 영적으로 번영하고 잘사는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주민들을 격려했다.
직업학교는 카라콜 신규 산업·주택단지 입구에 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미주개발은행(IDB), 아이티 정부는 6만명의 일자리와 주택을 제공해 40%에 육박하는 실업률을 떨어뜨리는 대형 재건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 핵심 사업 중 하나가 직업학교다.
학교 부지는 USAID가 제공했으며, 한교봉과 한국계 전력공급 회사인 ESD, 의류업체 세아상역이 힘을 보탰다. 오 목사의 서울 사랑의교회는 예배당으로 사용될 커뮤니티센터 건립기금 3억원을 쾌척했다. 한국교회와 해외 한인교회, 한인 기독 사업가가 운영을 맡았다. 현재 컴퓨터과 2개 학급에서 40명이 공부하고 있다. 조만간 영어과와 한국어과도 개설된다. 졸업생은 세아상역에서 일할 수 있다. 왈렉스 이지엔(37)씨는 “직업학교에서 컴퓨터를 배우고 있는데 서로 들어오고 싶어 한다”면서 “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세아상역과 같은 일자리”라고 말했다. 카데즈 저주뇨(31)씨도 “한국교회가 우리 동네에 많은 변화를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직업학교뿐만 아니라 기술학교, 농업학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 NGO인 글로벌 커뮤니티의 바디스 리세 마리네(29·여)씨는 “이 지역에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15개 국가의 NGO가 활동하고 있다”면서 “한국 크리스천이 주축이 돼 운영하는 직업학교는 교육을 통한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교봉은 2010년 1월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아이티를 돕기 위해 국민일보 CBS CTS 등과 37억원의 기금을 모았으며, 대형 교회와 기독기업 등의 후원금 등을 합해 지금까지 45억원을 아이티에 지원했다. 한교봉은 직업학교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2년간 3억원의 운영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섬기면서 하나 되고 하나 되어 섬기자’는 목적으로 설립된 한교봉은 2007년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2014년 필리핀 타클로반 태풍피해, 2015년 네팔 지진피해 때 성금을 모금하는 등 구호활동을 펼쳤다.
이날 예배에는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손인웅 이사장, 한교봉 최희범 상임고문과 조성기 공동대표, 천영철 사무총장 등 한국 측 인사와 모리스 퍼미 교육부 차관, 메어빌 귀오메 국가인재양성교육청장, 세자르 나무르 카라콜시장 등 아이티 측 인사들이 참석했다.
-국민일보 2016 3. 14 -
한국교회봉사단 관계자들이 10일(현지시간) 아이티 카라콜에서 개최된 아이티직업학교 준공예배에서 제막식을 하고 있다. 왼쪽 세 번째부터 최상민 ESD 사장, 한 사람 건너 최희범 한교봉 상임고문, 오정현 월드디아코니아 이사장, 김삼환 한교봉 대표회장, 손인웅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이사장, 조성기 한교봉 공동대표, 이원상 아이티직업학교 교장. 아래 작은 사진은 아이티직업학교 전경. 직업학교 뒤편에 750가구의 신규 주택단지가 보인다. 한교봉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