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천국과지옥

[펌]세네카 쏘디 2 -생명나무와 유리바다

배남준 2016. 2. 13. 17:00

3. 두 번째 이야기/ 생명나무와 유리바다

 

우리가 지상에 있을 때에는 다른 언어에 익숙하지 못하여 간혹 통역을 내세워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는데 지금은 어느 누구와도 얘기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신령한 것을 위하여 물질적인 것들을 따로 제쳐 놓은 후부터는 나는 다른 이의 생각을 쉽사리 읽을 수 있었다.

 

설명이 필요한 부분일찌라도 내가 육신 가운데 있을 때 이미 알고 있었던 터라 자세한 내용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내가 대화할 상대가 이미 명료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이미 내 마음 가운데 명백히 반사되어 오는 것이었다. 영적 영역에서 이처럼 신속히 지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이미 알고 있던 신성한 진리가 더 깊고 오묘한 진리로 비쳐온다는 사실이다. 내가 육체 가운데 있었을 때 배운 성경 말씀들이 전에 결코 깨닫지 못한 깊은 진리로 해석되는 것이었다.

 

이것을 미네랄 지층으로 비유할 수 있는데 더욱 깊이, 더욱 멀리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귀중한 광석을 발견하는 것과 같았다. "어찌하여 이렇게 되는 것입니까? 나는 기뻐 어쩔 줄 모르면서 장로에게 물었을 때 그는 친절히 답해 주었다. "하나님은 어찌 당신의 백성에게 좋은 것을 주시지 않겠느냐? 조금 있으면 더욱 깊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니라."

 

거대한 대하의 어귀에서부터 깊이를 측량할 수 없는,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 대양으로 막 헤엄쳐 나가려는 한 마리의 작은 물고기, 내 자신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옳으리라. 언제인가 죽어야 할 숙명을 지닌 인간의 지능으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환희, 그 충만함이 이 순간 넘쳐 흐르고 있었다. 기쁨의 황홀함이 나의 영혼 전체를 더욱 감싸기 시작하자 내 속에서는 할렐루야! 외침의 소리가 저절로 튀어나오려고 했다. 이 기쁨의 근원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본인도 비슷한 성령세레를 체험하였슴.)

 

"하나님의 신은 천국의 대기(大氣)이시다. 그러므로 그 기쁨이 우리 속에 자연히 스며오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은 육체 가운데 있을 때보다 훨씬 크고 충만하다. 그러나 지금도 충만한 기쁨을 누리고 있으나 보좌 앞에 가서 눌릴 기쁨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이니라."

 

시편의 한 구절이 나의 생각을 스쳐갔다. "주께서 생명의 길을 내게 보이시니 주의 앞에는 기쁨이 충만하고 주의 우편에는 영원한 즐거움이 있나이다."

 

하나님을 찬양하고자 하는 열정을 억제할 수 없었다. 내게 생명을 주시고, 지옥을 향해 갈 수밖에 없는 나같은 죄인을 불쌍히 여기시고, 죄에서 구원해 주시고, 나의 심령을 변화시켜 영광 가운데로 인도해 주셨으니 주님께 찬양을 드리지 않으리오!

 

어떤 세력이 나를 다시금 세상으로 되돌려 보낼 수 있겠는가. 죽음의 두려움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 두려움은 회개하지 않은 자, 구원받지 못한 자의 전유물이었다. 하나님을 찬양하려는 나의 열망을 옆에 있는 장로가 의식했음인지 나의 마음을 평안히 풀어 주는 것이었다. "그대의 감정을 드러 내는 것을 두려워 말아라. 여기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느니라. 큰 소리로 찬양하는 자들, 세상에서 살동안 하나님을 찬양함을 배운 이들이 다 여기에 모여 있느니라."

 

내게 친절히 설명해 주신 장로는 구약에서 아는 여호수아였다. 내가 천국에 입성하는 일에 대하여 소상히 안내 해 주시는 분이었다. "저 쪽 나무 있는 곳으로 가서 잠시 쉬어 가는 것이 좋겠구나." 수정같이 맑은 강가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내가 세상에 있을 때 그저 상상만 하던 것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나무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죽은 가지나 썩은 가지 하나 없이, 시들은 이파리 하나 없이 균형있게 늘어뜨린 가지들은 참으로 아름다웠고, 생기를 뿜어대는 듯한 잎사귀의 향기는 곳곳마다 구석 구석에, 그리고 만물에 퍼져 나가 하나님의 나라 온 대기를 가득 채우는 것이었다. 사실 이 향기가 어디로부터 퍼져 나오는지 알기도 전에 나는 이미 그 황홀한 내음을 흠향했던 것이다.

 

"강 건너 저 편을 바라 보아라." 장로가 가리킨 쪽을 바로 보았다. 강변에 늘어서 있는 숲이 보였다. 거기에는 정결한 흰옷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모두 구원받은 자들이었다. 나의 마음이 찬양으로 충만한 것처럼 그들도 찬양의 기쁨으로 충만케 보였다. "이 나무에서 과실을 따 가지고 저 쪽에 있는 분들에게로 가보자" 장로의 말에 나는 반갑게 대답했다. "육체를 떠나 온 후 저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니 잘 되었습니다."

 

그렇게 말은 했지만 전혀 허기를 느끼지 못했다. 다만 배가 고파 고프다는 느낌은 내가 세상에서 육체에 거하고 있을 때 복음을 듣고자 갈망했던 것과 흡사한 것이었다. "어떤 과실을 좋아하느냐? 세상에서 하던 습관대로 마음에 든 것을 골라도 좋으니라. 허기가 져서 약해지고 피로가 쌓인다면 이 실과를 먹어 보겠느냐?" 실과의 모양은 배와 같이 생겼는데 색깔이 매우 아름다웠다.

 

"그대가 보는 바와 같이 매달 열 두 가지 실과를 맺는 나무이다." "하나님의 능력은 참으로 위대하십니다. 나무마다 열 두 종류의 과실을 맺게 하셔서 매달 익게 하시며 그 잎들도 시들지 않게 하셔서 우리를 위해 주시나이다."

 

그는 "나무의 이쪽 가지에서 실과를 따서 맛보아라"고 하므로 탐스런 과실 한 개를 따서 맛을 보았다. 매우 신선하였고 동시에 밝히 이해하는 은혜가 넘쳤다. 이는 죽어야 할 운명을 지닌 인간이 지각(知覺)하는 범주를 뛰어 넘은 것이었다. 이렇게 향기롭고 달콤한 과실이 또 있을까. 오렌지나 복숭아의 맛과 향기도 아니었다. 메론의 맛도 향기도 아니었다.

 

"이 과실을 먹는 자는 누구든지 다시는 죽지 않으며 늙지도 않고 피곤치 않으며 사망의 권세가 더 이상 지배하지 못하느니라. 이 나무들 중 하나는 에덴 동산에 있었다. 첫 조상들이 하나님의 명을 거역하여 이 나무의 실과를 먹으려 했으나 하나님이 금하셨다. 만일 이 열매를 먹게 된다면 죄짓고 사는 인간의 육체가 영원히 죽지 않게 되기 때문이니라. 그래서 천사가 화염검을 들고 생명나무의 길을 지키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육체의 생명 그 경계선을 넘기 전까지는 이 실과를 결코 먹을 수 없는 것이다."

 

여호수아 장로는 다시금 나를 안내 해 주었다. "저 편으로 건너가자"

우리는 유리바다와 같은 수면 위를 걸었다. 그 물은 수정(水晶)과 같이 맑았다. 세상에서 보았던 어떤 시냇물보다 더 깨끗하고 소리도 없이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선지자의 기록된 말씀이 생각났다. "여호와께서는 거기서 위엄 중에 우리와 함께 하시리니 그 곳은 마치 노질하는 배나 큰 배가 통행치 못할 넓은 하수나 강이 들림같을 것이라."

 

강변을 따라 걸으면서 물었다. "우리가 물 속에 빠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된 것입니까?" "너는 육체를 세상에 남기고 온 사실을 잊어버린 모양이구나. 이제 곧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탁월한 몸을 입게 될 것이다." 너의 영은 물에 가라앉지 않는다. 너는 곧 공중에서나 천국의 기초석 위에서나 어디서든지 자유로이 다닐 수 있게 된다. 자 어서 가자!"

 

내가 접하고 있는 새롭고 신선한 것들 때문에 가야 할 길을 자꾸만 지체하였으므로 서두르는 것이었다. "저 건너에 모여 있는 무리들에게 너를 소개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강을 올려다 보기도 하고 내려다 보는데 나보다 더 늦게 도착한 영들이 피로 씻어 구속받은 자들의 집회장으로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함께 어울려 가고 있는 자들 사이에 조금 전 수레에서 내리자마자 알게 된 보헤몬드도 끼어 있었다.

 

애통과 사망의 사슬에 매인 세상에서 살던 내가 하나님께로부터 영생의 선물을 받게 된 이 놀라운 은혜에 나의 영혼은 주님 찬양, 형언할 수 없는 감격으로 충만해 지는 것이었다.

 

4. 세 번째 이야기(1) / 앞서 온 성도들을 만나다

 

우리는 동편의 강변을 따라 위쪽으로 갔다. 거기에는 행복한 미소를 띠고 있는 축복받은 영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하나님의 한 권속들이니라. 곧 한 식구처럼 지내게 될 것이다." 장로는 그들에게 나를 소개시켜 주었다. 그리고 매우 유쾌히 웃으면서 "재미있는 얘기를 맘껏 나누어라. 나는 돌아가겠다. 또 만나게 될 것이니라"고 말하고 그 자리를 떠나갔다.

 

여기에서 나는 옛 친구를 만났다. 그는 노르웨이 출신이었는데 어릴적부터 매우 가까이 사귄 친구였다. 4년 전 쯤이었을까. 어느 항구에서 헤어진 후로 전혀 소식을 알 수 없었다. 우리 둘은 동시에 눈이 마주쳤다. 너무나 반가웠다. 이 곳에 와서 다시 상봉하게 되니 참 신기하였다. "여보게. 자네 한센이 아닌가?" "아! 이게 얼마만인가 세네카!"

 

우리는 서로 반가이 부등켜 안았다. "지난 번에 자넬 만났을 때 참으로 혈색이 좋고 건강해 보였어." "정말 그랬었지. 그러나 지금 여기에 와 있지 않는가. 이제 누구도 나를 되 돌아가게 할 수는 없어." 그는 내게 묻고 싶은 것이 많은 모양이었다. "세네카! 언제 이 곳에 왔었나?"

 

내가 그 대답을 하려다가 우리들 곁으로 온 다른 한 영을 바라보니 내가 잘 아는 여성이었다. 그 여성은 세상에 있을 때, 참으로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고 하나님의 충성스러운 종이었다. 수많은 사람을 그리스도 앞으로 인도한 분이었다. 나는 그 분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듣지는 못했다. 이 분의 머리 둘레에 드리워진 후광을 보았을 때 주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지혜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치리라."

 

많은 영들이 모여 있는 그 가운데서 최근에 죽었던 한 영아의 영을 발견했다. 이 아기가 죽던 날, 그 엄마의 슬픔을 아무도 위로해 주지 못했다. "영광 가운데 있는 이 아기를 그 엄마가 볼 수 있다면, 눈물을 거두고 하나님께서 그 자녀들을 위하여 예비하신 온갖 것들을 누리며 기뻐할텐데..." 나는 언뜻 이런 생각에 잠기며 수년 전에 죽은 친척들, 친구들이 생각났다. "지금 그들은 어디에 있을까?"

 

이곳에 일찍 도착한 영에게 수 년 전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곳에서의 계명, 곧 질서들은 무엇인지 질문했다. "아-, 그들은 저 쪽 성(成) 안에 있습니다." 그는 강 저 쪽 편을 가리켰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쯤 저 성으로 갈 수 있겠습니까?" "함께 갈 일행의 수가 완전히 차야 합니다. 조금만 있으면 곧 떠나게 될 것입니다."

 

내가 방금 건너왔던 강 저쪽 편으로부터 수많은 영들이 몰려 오고 있었다. "할렐루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찬양하라." 그들의 찬양소리를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또 각 처에서 올라온 영들은 모두 다 맨 처음 천국의 입구 영빈관으로 안내 해 주던 호위하는 영들을 각기 대동하고 있었다.

 

나는 "(거지가 죽어)천사들에 받들려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갔다"는 은혜로운 말씀으로 기쁨이 충만되었다. 아브라함의 품, 곧 낙원의 기쁨이 지금 분명히 넘치고 있었다. 나는 겸손히 그들에게 말했다. "아브라함을 만나 뵙고 싶습니다." "그대가 오기 전에 이 곳에 머물러 계셨습니다만 방금 전에 저 성 안의 급한 전갈을 받고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있는 이는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주님의 일에 즐거이 봉사하고 있어서 언제든지 부르심에 기꺼이 응합니다. 그 분 뿐만 아니라 장로들은 누구든지 계속 몰려 오는 무리들을 성문으로 안내해야 하므로, 아브라함은 금새 돌아 오실 겁니다." 마침내 거룩한 성의 한 성문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 세상 각 처로부터 온 영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나의 영혼이 육체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강력한 인력이 작용하여 하나님의 보좌를 향해 끌어당김을 받은 것에 대하여 신비스럽게 생각했다. 나는 시간의 한계를 넘어 무한한 영원의 세계로 여행한 것이다.

 

내 옆에 있는 이에게 그 신기함에 대하여 의견을 물었다.

"우리 모두가 그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은 정결하고 영화롭게 된 존재들을 하나님의 나라로 끌어 당기는 신령한 인력의 법칙이랍니다. 그대가 지상의 육체 가운데 있을 때에도 간혹 그렇게 되고 싶었던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언제인가 죽을 수밖에 없는 육체로부터 한시 바삐 벗어나고픈 생각으로 가득 차지 않았습니까? 질병으로 시달릴 때, 고난 가운데서 극심한 아픔으로 가슴을 움켜 잡을 때 "내가 비둘기 같이 날개가 있으면 날아가 편히 쉬리로다"라고 탄식했을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소망을 잊지 않았겠지요. "내가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을 욕망을 가진 것이 더욱 좋다" 고 한 말씀 말입니다. "예 잘 압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육체를 떠날 때에는 그 영혼의 도덕적 영적 상태에 아무런 상관도 없이 끌어 당김 받지 않습니까?"

 

"아 천만에요. 하나님의 신령한 영역에는 두 중심권이 있습니다. 그대가 학교에서 공부하여 알고 있는대로 자석의 양극과 음극으로 비유할 수 있지요. 모든 영혼들은 그 상태에 따라서 두 곳 중 어느 한 중심권으로 이끌려 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크신 보좌는 그의 영원하신 빛으로 만들어진 천국의 중심입니다. 이 곳에 온 이들은 그리스도의 피로 씻음받은 은혜로운 영들입니다. 이들은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나서 자신들을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에 복종시켜 거듭나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변화된 그 때로부터 이 곳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바를 충분히 알겠습니다. 세상에 있을 때 그 일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내 주위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말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세상에서 죄악된 삶을 사는 자들은 결국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그 사람들은 강력한 인력에 의해 영원한 죽음의 구덩이에 이끌려 갑니다."

 

아! 그 때 30년 전에 돌아가신 나의 할아버지가 내게 있는 쪽으로 오시는 것을 보았다. 지상에서의 그의 삶은 참으로 신실한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삶이었다. 돌아가실 당시에는 할아버지의 머리털은 회색으로 새 있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젊음의 아름다움과 원기가 넘쳐 있었다.

 

"반갑다! 세네카, 네가 본향에 왔구나" 나는 대답하는 순간 할아버지를 포옹했다. 환영해 주는 말씨까지도 천국다운 것이었다. 우리는 "할렐루아! 내 영혼아, 주를 찬양하리로다"라고 외쳤다. 할아버지는 친척들과 친구들의 근황을 물으셨고, 또 사랑하던 교회에 대하여, 내가 세상을 떠나 올 당시의 형편에 대해서도 아울러 물으셨다. 그런데 이 질문들은 천국의 장로들 중에 한 분이 하시는 질문과 너무나 동일한 것이었다. 그 장로는 밧모섬에 있는 사랑하는 제자에게 "이 흰 옷 입은 자들이 누구이며 어디서 왔느뇨."라고 물으시긴 해도 사실상 그 해답을 이미 알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그 장로되신 분은 요한이 살고 있던 시대보다 훨씬도 전에 있었던 일까지도 훤히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사도 요한에게 천상의 일들을 보이고 안내하던 천사가 나는 너와 네 형제 선지자들과 또 이 책의 말을 지키는 자들과 함께 된 종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생각났다.

 

"할아버지, 여쭙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나온지 꽤나 오래 되셨는데 세상의 일들을 어찌 그리 소상하게 알고 계시나요?" "하나님의 위대하신 이 왕국에서는 모든 자유를 향유할 수가 있다. 내가 천국에 온 이후 너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이 곳에 많이 왔었지. 그 영혼들이 나를 찾아 와 다 얘기해 주었다." "이렇게 만나뵈니 얼마나 기뻐요. 나도 그 분들을 다시 만나게 되면 얼마나 반가울까요?" "음, 곧 만나게 될게야. 아 마침 저기 아브라함께서 오시는구나. 널 인사시켜 드려야겠다." "너무나 기쁜 마음으로 충만해요. 할아버지! 일생동안 아브라함에 관한 성경의 기사를 얼마나 듣고 읽었다구요."

(계속)

 

5. 세 번째 이야기(2) / 아브라함과의 대화

 

"할아버지, 틀림없이 저기 오신다는 분이 아브라함이셔요?" "그럼, 그분을 잘 알고 있는 걸." "그 분을 만나 뵈면 얼마나 기쁠까요. 너무나 유명하신 분이지요. 그런데 빛나는 옷을 입은 성도들이 많아 어떤 분이 아브라함인지 분간할 수가 없어요. 할아버지를 만나기 직전에 아브라함에 대하여 물어 보았어요. 저는 그 분의 굳건한 믿음을 존경하고 있어요.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오직 믿음으로 순종하여 앞으로 나아가 하나님으로부터 의로 여기신 바 되었다>는 말씀이 얼마나 큰 은혜가 되는지 알 수 없어요."

 

"지금 그 분이 보이지 않는구나. 조금 전에는 강변길을 따라 오는 무리들과 함께 오시는 것 같았는데. 아, 그렇지, 지금 강을 건너온 자들을 맞으러 다른 길로 가셨을 것이다. 그들을 거룩한 성으로 인도하시려는 것이야. 그 성에서 우리는 주님을 뵙게 된단다." "그런데 할아버지, 제가 그 성 안에 들어가도 할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암 그렇고 말고. 나도 간혹 그 곳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만나 네 앞에 되어진 일들과 지나간 일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게 될게야. 네게 들려 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다. 너는 곧 주님을 만나게 될텐데 주님을 만나면 많은 지식을 얻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와 천사들 앞에서 시인한 다음에는 네가 생각한 바대로 풍성한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다. 방금 전까지 나는 보좌에서 있었다.

 

네가 그 곳에 가면 참으로 깨닫게 될 것이 많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너의 어머니가 네가 천국의 입구에 와 있는 것을 알고 계시다. 너를 무척이나 보고 싶어 하신다. 나하고 같이 오려고 했는데 주님께 봉사할 중요한 일 때문에 나 혼자 온 것이다. 아마도 천국의 성문에 채 도착하기 전에 어머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속히 가 볼데가 있다. 옛날 어릴적 친구가 방금 왔다는구나. 그 친구와 나 사이는 마치 다윗과 요나단 사이만큼이나 가까웠지. 내가 세상의 생애를 보냈다는구나.

 

방금 천사들에 의해 이 영화로운 곳으로 받들려 왔다. 얼른 가서 이 곳으로 데려와야겠다. 오늘 천국 보좌에서는 특별한 일들이 있었다는데 아브라함을 만나면 자세히 설명해 주실 것이다. 곧 돌아오겠다. 거룩한 성으로 함께 갔으면 좋겠구나." 할아버지는 손을 흔들고 서둘러 가셨다. 세상에 있을 때는 늙고 쇠약했는데 지금은 마치 청년과 같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었다. 그 젊음은 마치 독수리의 비상(飛上)과 같이 힘차고 새로웠으며 그 얼굴은 은혜의 기쁨으로 충만하였다.

 

할아버지가 가시는 모습을 지켜 보다가 뒤돌아 보았을 때 애정가득한 미소를 띤 분이 가까이 오고 있었다. 연세가 많은 것 같았는데 젊음의 용모를 간직하고 있었다. 그는 다른 영들과 쉽게 구별될 수 있어서 눈에 금방 띄었다. 맨 처음에 만났던 장로와 거의 닮으신 분이었다.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브라함이십니까?"

"내가 아브라함이다."

"아! 아브라함의 품이여!"

 

나는 그 분 앞에 엎드려 절했다. 내 영혼은 어떤 경외감이 압도하고 있었다. 그러자 그는 조용히 말했다. "일어나라, 아들아, 이 곳에서는 모두가 형제이니라." 그리고 아브라함은 한 손으로 나의 손을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 나를 끌어 안고 환영의 키스를 해 주었다. 나의 영혼은 형언할 수 없는 사랑과 신선한 기쁨이 피어 넘쳤다. "할렐루야!" 외치며 "아브라함의 품이여!"라고 다시 한 번 말했다. 아브라함은 "그래, 그 성경구절을 기억하고 있느냐? 이제 그 뜻을 더욱 명확히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네 옆에 있는 자는 누구냐?"고 물으셨다. "저의 친구 보헤몬드입니다. 방금 올라왔습니다." 아브라함은 진심어린 환영을 해 주었다. "너희들이 가진 기쁨은 지금까지 수 백 세대에 걸쳐 내 것이었느니라. 이제 곧 천사들에게 받들려 나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온 나사로를 소개시켜 주마."

 

그리고 나서 생수를 마시자고 권했다. "너희가 도착한 지 얼마 안되었으니 주님의 천국에 대하여 알고 싶은 것이 많을 줄 안다. 수정강[계 22:1-2 또 그가 수정 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이니 하나님과 및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나와서, 길 가운데로 흐르더라 강 좌우에 생명나무가 있어 열두 가지 열매를 맺되 달마다 그 열매를 맺고 그 나무 잎사귀들은 만국을 치료하기 위하여 있더라]에서 물을 좀 마시고 새롭게 됨을 얻자. 이 물은 천국의 보좌로부터 흘러 나오느니라. 어떠냐? 이 물을 좀 마시고 싶지 않느냐?" "예, 마시고 싶습니다. 성경을 통하여 이 강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 찬양했습니다. 천사가 요한에게 보여 주셨는데 그 강이 하나님과 어린양의 보좌로부터 흘러 나오는 것을 보았다고 기록했습니다."

 

아브라함은 황금잔으로 물을 떠서 먼저 보헤몬드에게 주면서 말했다. "아들들아, 이 물을 마셔 보아라. 이 물을 마시면 다시는 갈하지도 않고 쇠약해지지도 않고 피로를 모를 것이니라. 이 물은 닳아 없어질 물이 아니니라." 나는 잔을 받아 마시며 찬양했다. "하나님 찬양! 생명의 물을 주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얼마나 향기로운 맛인가. 힘이 솟아나는 효력을 말로 다 할 수가 없도다. 이 물이 청년의 기쁨과 면모를 느끼게 합니다."

 

"이제 이 물을 마셨으니 다시는 뇌쇠도, 피로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 물은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생명수이다. 너희가 여기 오기 전에 새로 도착한 자들에게 물을 주었더니 하나님 찬양의 합창이 드높았다. 그들은 큰 무리들과 함께 노래를 배우고 있는데 너희들도 그들의 무리와 합치게 될 것이다. 배운 노래는 저 거룩한 성의 성문에서 다 같이 부르게 될 것이다. 그들 중 일부는 잘 배워 부르기도 하고 도착하기 전부터 그 노래를 알고 있는 자들도 있었다. 성경책에 그 가사가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너희는 그 노래를 알고 있느냐?" "다시 한 번 그 노래를 되풀이 해 주시겠습니까? 어떤 찬송인지....."

 

"요한은 성령으로써 그 음악의 가사를 듣고 책에 기록하였다.

 

할렐루야, 구원과 영광과 능력이 우리 하나님께 있도다.

하나님의 종들, 곧 그를 경외하는 너희들아,

무론 대소하고 다 우리 하나님께 찬송하라.

할렐루야, 주 우리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가 통치하시도다

우리가 즐거워 하고 크게 기뻐하여 그에게 영광을 돌리세

어린양의 혼인 기약이 이르렀고 그 아내가 예비하였으니"

 

"그 노래는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노래를 부르면서 그들과 합세하겠습니다. 아버지 아브라함이시여, 우리가 곧 보좌에 나아갈 수 있습니까? 어서 주님을 뵙고 싶습니다. 저는 일생동안 주님을 사모했습니다. 어서 보좌에 나아가고 싶습니다." "아들아, 네 소원대로 될찌어다. 너는 세상에서 인내하는 법을 배웠다. 그 오래참음은 이 곳에서 봉사할 때 유익한 것이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모든 길에서 평안함과 고요한 신뢰를 소유하기를 바라노라." "물론입니다. 아버지여, 저의 영혼이 "주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라고 간구합니다."

 

"곧 완전한 아름다움 안에 계시는 왕을 경배하게 될 것이다. 성문으로 가는 길목에서 네가 잘 아는 사람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들이 네가 여기에 온 걸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단의 수가 차는대로 떠나게 된다. 12군단이 차야 한다. 보아라. 지금 사방에서 모여들고 있지 않느냐? 저 쪽 강변의 위쪽을 바라보아라. 또 다른 집단이 모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저들을 맞이하고 있는 안내자들은 그들이 어디로 보내어질 것인가를 잘 알고 있다. 세상을 떠나기 전에 영광을 위해 준비를 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자들에게 천성의 빛은 너무 강열하다. 그래서 그들은 뒤에 좀 떨어져서 신기한 나무 잎사귀를 붙여 나무 사이들에서 준비시킨다. 지금 저 성도들은 곧 천성문 주위로 모이게 될 것이다.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