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간증/ 남편 수감·아픈 아들 시련 속에 만난 하나님
노소영 씨(51)는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맞아서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그를 따라다는 수식어로는 대통령의 딸, 재벌기업 회장의 부인, 미디어아트 전문가, 전직 대학교수… 하지만 이제 새로운 수식어가 필요하게 됐다.
‘기도로 믿음의 가족을 일군 크리스천 노소영’.
독실한 불교집안에서 나홀로 크리스천이었던 노소영씨는 얼마전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과 어머니 김옥숙 여사, 남편 최태원 SK 회장과 딸, 아들까지 모두 믿음의 기족으로 이끌었다.
특히 대통령 재임시 전국 사찰에 굵직굵직한 시주를 하는 등 독실한 불자로 소문났던 노 전 대통령 부부의 회심은 극적이다.
몇 년전 무신론자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회심에 이은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얼마전 노소영씨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먼저 자신 있게 “지금 나는 기독교인이다”고 고백했다.
노 소영씨은 교회를 다닌 지는 오래됐지만 신앙의 핵심인 예수님을 만난 것은 오래 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교회를 들락날락한 지는 오래됐는데,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다. 그래도 나이가 많이 들어 늦어서 그런지 예수님이 누군지는 몰랐다. 도대체 예수님이 이해가 안 갔다. 결국 그 분을 만난 것은 지난해다. 얼마 안 됐다.”
오랜 신앙생활에도 불구하고 ‘얼마 안 된’ 새 신자라고 고백한 노 관장은 신앙에 확신을 갖게 된 과정을 이야기했습니다. “교회를 들락날락하면서 마음에 뭔가 갈증이 있었다. 또 교회를 가면 뭔가 안 맞았다. 그래서 갔다 나오고 갔다 나오고…. 그러다 언젠가부터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확고한 신앙이 들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존재는 확신했지만, 예수님이 나를 위해 십자가위에서 나를 죽으셨다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기독교인으로서 예수님이 누군지 모르는 게 부끄럽고 속상했다”
‘결국 어떻게 예수님을 알게 됐느냐’는 질문에 그는 의외의 고백을 했다. “모르는 사이에 성령님의 역사로 예수님을 이미 만났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아들 병석에 찾아온 누더기 옷차림의 예수 그리스도
“2003년에 예수님이 찾아 오셨던 것 같다. 그 땐 몰랐다. 남편 최태원 씨가 SK그룹 분식회계 사건으로 감옥에 갔고, 아들이 소아 당뇨라는 난치병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았다. 평생 인슐린을 맞고 살아야 한다고 하더라. 아이들 데리고 서울대병원 소아병동에 입원하고 있는데, 여러 가지로 마음이 참 힘들었다.”
그런데 “밤에 병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누가 아이와 내 침대 쪽으로 다가 왔다. 허름한 누더기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곤 가만히 아이와 나를 바라봤다. 얼른 일어나서 누구냐고 물어야 하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러지 못하고 속으로 내일 물어봐야지 하고 눈을 감으려 했다. 그 순간 자리를 떠나 걸어갔다.”
“다음 날 간호사실에 가서 누더기 옷을 입은 사람에 대해 물어봤는데, ‘그런 사람 없었다’고 그러더라. 내가 분명히 봤는데. 지금도 뚜렷한 모습으로 떠오르고 인상에 남아 있는데 말이다. 당시 결국 나는 의문을 풀지 못했고, ‘누더기’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누더기’의 정체는 수년 뒤에 밝혀졌다.
예수님이 성령으로 누더기차림으로 병실에 찾아 오셨다.”는 것이다.
◇평안 찾은 가족, 아들은 교회에서 ‘비트박스’로 특송
‘누더기의 정체를 알고 난 뒤 뭐가 달라졌나’라는 질문에 그는 “마음의 평안”이라고 답했다.
“병원에 투병중이던 아이가 죽을까봐 만날 노심초사였어요. 혈당이 높았다 낮았다 아이의 건강이 왔다 갔다 했다. 밤이나 낮이나 잠을 잘 수 없었다. 걱정 말고는 하는 일이 없었다.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예수님이 오신 그 날 이후 평안이 찾아왔다. 그 때 아이를 찾아온 분이 예수님이면 예수님이 돌봐주신다는 뜻인데 내가 왜 애가 죽을까 살까 걱정을 해야 하나라고. 그 순간 나는 자유로워졌다. 아이로부터 떨어졌다. 걱정도 떨어졌다. 그리고 아이와 내게는 평안이 왔다.”
아들 인근(17)군은 여전히 당뇨병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병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서 정상적으로 생활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고 한다. 학교와 교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대학에 갈 준비에도 열심이다.
‘이우학교’라는 대안학교에 자진해서 들어가 공부를 했고, 교회에서는 찬양대로 섬기고 있다. ‘비트박스’(지난주 찬양축제 학생들-성민.재원 수경 등)로 예배시간에 특송을 하고 수련회에도 따라 간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지금이다.
서울대 소아병동에서 어쩌면 나는 가장 낮은 바닥에 있었다. 아이가 아파 죽을지 모르고, 남편의 회사는 망할지도 모르고. 하지만 바닥에 있을 때 평안의 씨앗을 주신 그 순간과 분위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이게 나의 간증이라면 간증이다”
노 소영씨는 경기도 일산의 조그마한 개척교회에 가족과 함께 출석한다. 매주 예배를 드린다. 병중에 잇는 아들은 열심히 목사님 설교 말씀을 듣고. 매일 밤마다 아이들과 손잡고 기도한다. 아들한테 성경 쓰라고 하면 투덜거리고 하지만 그래도 민정이랑 같이 잘 따라줘서 그것만으로도 고맙다.”
◇노태우 전 대통령 부부의 회심
노 관장은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이 예수를 영접한 사실을 알았을 때의 감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제가 사실 제대로 전한 것도 없고. 열심히 전도하지도 않았는데. 자식이 부모를 전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 제가 어머니 아버지한테 특별히 효도를 한 것도 아니고. 근데 그렇게 말씀하셔서 너무 감격스러웠다. 오랫동안 부처님을 모시고 사셨는데. 예수믿게 되서 감사할 따름이다.”
아버지가 신앙을 갖게 된 과정에는 조용기, 김장환, 하용조 목사 등 목회자들의 역할이 컸다고 전했다. “아버지가 조용기 목사님하고도 굉장히 가까우셨고, 김장환 목사님과도 친분이 있으시고. 진짜 서로 굉장히 사랑하는 사이였던 것 같다. 그리고 아버지 노태우 전대통령이 감옥에 가셨을 때 2년 넘게 계셨는데, 성경을 2번인가 독파를 하셨다. 그래서 감옥에서 그만큼 열심히 성경을 읽으셨던 것 같다. 옥중에서 아버지 담당 간수가 장로님이셨다고 한다. 늘 해맑은 얼굴로 대해주면서 전도했다고 합니다.
노 관장은 아버지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 동안 많은 분들이 기도를 해주셨다. 성령님이 가족의 마음을 감동.감화시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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