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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손(김장환목사 트루디 사모) / 막내 김요한목사

배남준 2021. 9. 26. 12:11

 

어머니의 손, 15센티미터
김재원 어머니가 하시는 사역 중에서 어떤 사역이 가장 잘 맞는 옷처럼 느껴지시나요?
김요한 지금은 사역이라 할 순 없지만,
김재원 왜요? 여전히 삶 자체가 사역이죠.
김요한 학교에서 늘 아이들 곁에 계셨으니까요.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거나, 성경 공부를 인도하시는 사역을 즐기셨던 거 같아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어머니는 늘 손으로 사역하셨거든요. 파이를 만드시거나, 늘 운동장에서 휴지를 줍는다든지, 풀을 뽑는다든지 하셨어요. 아이들도 늘 쓰다듬어 주셨고요. 워낙 깔끔하셔서 주변을 청결하게 하신 것도 있지만 어머니는 그것도 예배라고 생각하셨어요. 누구를 시킬 수도 있는데 항상 지금도 손으로 직접 많은 일들을 하세요. 아들들도 잘 안 시키세요. 하하.
김재원 섬세함과 부지런함이 사모님의 사역에 깊이를 더하고 완성도를 높였군요.
김요한 아버지는 빠르고 급하시고 주로 말로 사역하신다면, 어머니는 여유 있게, 섬세하게 챙기시고, 늘 손으로 사역하셨죠.
김재원 빠르기 때문에 많은 일들을 하실 수 있지만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사모님이 채워주셨던 거군요.
김요한 어머니의 가치관이죠. 삶의 방식. 어머니 손을 보면 참 작은데, 많이 고장 났거든요.
트루디 하하. 고장 아니야. 왜 그래?
김요한 15센티미터 밖에 안 되는 작은 손으로 많은 일을 하시다 보니까요. 직접 밭일 하시고, 파이 굽고, 청소하시고, 빨래하시고. 대부분의 어머님들이 그러셨겠지만 그래도 유난히 손이 많이 상하셨어요.
김재원 손이 생각보다 훨씬…,
김요한 많이 고장 났어요.
김재원 아름다운 손이네요.
트루디 하하. 아이고, 참 부끄럽네요.
김재원 솔직히 달콤한 파이를 만드시는 우아하고 부드러운 손을 기대했어요.
김요한 아버지 손이 훨씬 부드러워요.
김재원 많이 거칠지만 아름다운 손.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왠지 발레리나 강수진 씨의 발을 보는 느낌이에요. 무대에서 표현하는 아름다운 동작 아래 험한 발이 있는 것처럼, 사모님의 열매 맺는 사역 아래는 거친 손이 있었군요.
김요한 그런데 싫어하시지 않으세요. 주어진 하루에 집중하시고,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 내가 하는 일, 내가 드리는 예배에 최선을 다하세요. 늘 한결같이.
김재원 어머니의 거친 손에서 느껴지는 그 힘은 몇 마디 말보다 지금 목사님 눈에 맺힌 눈물이 더 잘 설명해 주고 있네요.
김요한 전에 제가 어머니께 서각을 선물해 드렸어요. “마음은 하나님께, 손과 발은 이웃에게” 라고 새겨져 있는데요. 바로 어머니의 삶이죠.

                        -빛과 소금에서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