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10월 19일 상오 전방 제3군단에서
현역 육군 중령 이득주 일가족 6명이 도끼로 참살된 사건.
범인 고재봉(당시 27세, 1109야포단 소속 상병)은
1963년 11월 12일 하오 6시쯤 종로5가 버스정류장 앞에서
외사촌동생을 만나다가 이를 수상히 여긴 땅콩행상의 신고로 체포되었다.
처음에는 범행사실을 부인하다가 몸수색으로 칼 3자루가 나오자 자백했다.
범행 동기는 애인이 면회를 왔는데 마땅히 신을 신발이 없자
박모(朴某) 중령 관사에서 박중령의 신발을 도둑질한 죄로
6개월 징역을 살고 나온 후 박 중령에게 복수하려던 것이었는데,
그간 박중령은 다른 부대로 전근을 가고
새로 부임한 이득주 중령을 박 중령으로 잘못 알고 저지른 범행이었다.
잠자는 이중령 일가족을 도끼로 잔인하게 살해한 범행!
고재봉은 1964년 3월 10일 사형당했다.
살인마 고재봉 간증수기 [아! 내가 예수를 일찍 알았더라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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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고재봉 간증수기 [아! 내가 예수를 일찍 알았더라면]...2. 설교를 마치고 불쌍한 죄인을 구원해 달라고 기다를 드렸다. 기도가 끝나자 고재봉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고개를 쳐들었다. 그가 갑자기 얼굴을 쳐드는 바람에 주위의 분우기가 순간적으로 긴장되었다. 흉악무도한 살인마가 수감을 푼 채로 나왔으니 어느 순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일이었다. 그때 제일 당황한 사람은 다름 아닌 구치소장 이었다. 구치소장과 고재봉과의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구치소장이 고재봉이 수감되어있는 방을 들여다보았는데, 살인마 고재봉이 손가락으로 눈을 찌르는 바람에 구치소장의 안경이 깨지면서 질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고재봉의 손가락에 의해 안경이 깨지는 순간, 구치소장은 눈알이 달아나는 줄 알았다는 것이다. 그런 일이 있었던 다음부터 고재봉의 방 앞으로는 아무도 지나가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간에 고재봉을 가리켜 “눈깔 파먹는 지옥의 염라대왕”이라고 한 것은 바로 그러한 일이 벌어진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긴장된 얼굴로 “뭐냐?” 라고 묻는 검찰관의 물음에 고재봉을 약간 머쓱한 표정을 다시 고개를 내려뜨리면서 “검찰관님, 이제 모든 것을 자백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채포된 이후로 고재봉을 계속 묵비권을 행하고 있었고, 그로 인하여 수사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었으므로 고재봉이 스스로 이같이 이야기 하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그의 진술에 의하면, 고재봉은 부대에서 부대장인 박중령의 사택에 자주 사역을 갔다고 한다. 주로 물을 긷거나 장작을 패는 일, 또는 청소를 하는 일과 이것저것 잔심부름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이날도 고재봉을 박중령 사택으로 가서 청소와 장작 패는 일 등을 끝내고 박중령의 서재에 들어가 잠시 쉬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의 시발은 작은 것에서 비롯되었다. 견물생심이라고나 할까. 고재봉을 서재에서 작은 물건 하나를 집어가지고 나왔다. 그때 이것을 가정부가 본 것이다 가정부는 길길이 뛰면서 야단을 쳤다. 저번에 박중령 군화도 훔쳐간 도둑놈이라고 외치며 고재봉을 몰아 붙였다. 졸지에 고재봉은 박중령 집안의 모든 도난 사건의 책임을 져야 할 판이었다. 화가 난 고재봉은 순간 옆에 있는 도끼를 집어 들었다. 까불면 죽이겠다고 위협을 하였다. 이로 인하여 고재봉은 살인미수로 7개월간 육군형무소에 복역 하면서 박중령에 대해 이를 갈았다. 7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나온 고재봉은 원수 박중령을 죽이겠다고 결심을 하고 예전에 박중령이 살았던 사택으로 찾아갔다. 그러나 그가 수감되어있는 동안에 박중령이 다른 곳으로 전속을 가고 그 사택에는 이득주 중령이 들어와 살고 있었다. 그가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와 같은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을는지 모른다. 오로지 박중령에 대한 원수를 갚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힌 고재봉은 무작정 박중령이 살았던 사택으로 찾아가서 도끼를 휘둘렀던 것이다. 이 바람에 어이없게도 박중령이 아닌 이득주 중령이 가족들과 함께 무참히 살해된 것이다. 고재봉은 이러한 전말을 털어 놓으면서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그동안 그처럼 묵비권을 행사해 온 것은 수사가 지연되는 동안에 기회를 보아 탈출하여 기어이 박중령을 살해하겠다는 결심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검찰관이 묻는 질문에 답변하였다. 나는 이 놀라운 기적을 보면서 “주님. 감사 합니다. 오늘 이렇게 불쌍한 종을 회개하게 해주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하고 기도했다. |
살인마 고재봉 간증수기 [아! 내가 예수를 일찍 알았더라면]...3. 그 후로부터 나는 끊이지 않고 고재봉에 대해서 기도하고 틈만 있으면 면회를 갔다 사형을 인도받은 고재봉은 공소를 포기했다. 왜 공소를 포기하였느냐는 질문에 "또다시 공판정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다시 공판정에 선다는 것은 한마디로 시간낭비에 불과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공소를 하겠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습니다." 왜 그 라고 해서 삶에 대한 애착심이 없을까마는 그가 공소를 포기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같은 놈은 빨리 죽어야 합니다. 제가 살아 있다는 그 자체가 이미 저에게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매일 제가 받아먹는 4등급의 급식도 제 마음 같아서는 저 담 밖에서 배를 곯고 있는 거지들에게 주었으면 합니다. 제가 지금 숨을 쉬고 있는 이 공기 한줌 마저도 저같은 쓰레게에게는 차마 아까운 것입니다."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서 왠지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후에도 나는 자주 면회를 갔다. 하루는 일찍 면회를 갔으나 순서를 기다리다 보니 하루 종일 떨고 있어야만 했다. 연말이 가까운 겨울이라고 날씨는 혹독할 정도로 추웠다. 면회마감 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 무렵에야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고재봉!" 그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대답했다. "고재봉씨와는 어떤 관계이신가요?" 이렇게 시작하는 간수의 질문은 상당히 번거롭게 계속 되었다. 고향은 어디이며 나이는 몇이며 부대에서 함께 있었냐는 등등, 아마 내가 혹시 공범이라도 되지 않나 하고 심문하는 것 같았다. 나는 꾹 참고 끝까지 간수의 질문에 아는대로 대답을 하였다. 질문이 다 끝나니 간수는 "면회 거절합니다."하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그게 무슨 말이냐고 항의를 하였다. 그러자 간수는 고재봉이 면회를 거절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지만 다음에 오기로 하고 준비해 간 포켓용 신약전서 한 권을 간수에게 내밀었다. "이것을 좀 전해 주십시오." 간수는 성경을 받더니, "여기에 아무것도 안씌어 있지요?"하면서 이리 저리 뒤적거려 보았다. 나는 태연하게 간수를 보면서 아무것도 안썼으니 안심하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 신약전서는 곧 고재봉의 손에 전해졌다. 독방에 홀로 있던 고재봉은 심심하면 성경책을 할 일 없이 뒤적거리곤 하였다. 그런데 한번은 이런 귀절이 눈에 띄었다. "하나님이 세상을 아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였으니..." 여기까지 읽던 고재봉은 생각했다. "아니 이귀절은 요전에 왔던 어떤 목사님이 잃어 준 말이 아니냐" 고재봉은 약간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그는 계속 읽어 내려갔다.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명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여기까지 읽고나서 또 생각했다. "맞다. 그때 그 목사가 나에게 읽어 준 바로 그 말씀이다. 그때 그 목사는 너도 죽고 나도 죽고 너도 나도 모두 죄인이고 세상 사람 다 죄인이고 예수 십자가 한 쪽편 강도... 너도 예수 믿으면 구원 받는다...하였는데 그 말이 정말이긴 정말인 모양이구나..." "구원이란 도대체 무었이냐?" 그는 그때부터 신약전서를 읽기 시작했다. 성경의 글씨들이 차츰 살아있는 말씀으로 고재봉에게 전달되기 시작했다. 성경을 읽은 결과 그는 거절했던 면담을 청했고 내가 근무하는 대한 성서공회로 연락이 왔다. 나는 기대를 안고 다시 구치소로 향했다. 일반 면회와는 달리 시간 제한이 없이 자유스럽게 만난다는 것이 오히려 좋았다. |
살인마 고재봉 간증수기 [아! 내가 예수를 일찍 알았더라면]...4.
고재봉은 나를 보자 때뜸
"지난 번에 면회를 거절해서 죄송합니다." 하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무슨 말인가를 하긴 해야 할텐데 도무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잠시 망설이며 우물쭈물 하고 있다가
"저 지난번에 책을 드렸는데 받아 보았습니까?" 하고 서두를 꺼냈다.
"예 이것 말씀이시지요? 잘 받았습니다."
고재봉은 바지 주머니에서 성경을 꺼내었다.
나는 반색을 하면서 물었다.
"그 책 몇장이나 읽어보섰나요?"
그러자 고재봉을 우물쭈물 하더니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 한 다섯 번쯤"
나는 놀라운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 �은 동안에 다섯 번이나 읽었다니. 이것이야말로 대단한 일이었다.
"저 이것말고 큰 책 있지요?"
"이거 말이오? 지난 번에 드린 것은 신약전서이고 이 큰 책은 신약과 구약을
합본한 성경전서이지요. 내가 다시 사서 드리겠습니다."
다음날 나는 성경과 찬송가를 사서 고재봉에게 건네 주었다.
고재봉은 몇번이나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 하였다.
고재봉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성경을 읽었다.
시간이 이처럼 아까운 것인지를 새삼 느낀 것이다.
급식을 갖다 주어도 고재봉은 성경에서 눈을떼지 않았다.
읽던 곳을 꼭 끝까지 읽은 연후에 밥을 바라보았고 밥먹는 것보다도 성경을 더
좋아했다고 하니 고재봉의 바뀌어진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후로 부터 내가 면회를 갈 때마다 고재봉은 눈물을 글썽이며,
"이 성경이 얼마나 귀한 책인지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진작 이책을 보았다러면
아마 제 인생도 변했을 것입니다." 하고 감격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새벽이면 단정히 일어나 앉아 교회의 종소리가 들리는 것을 신호로 하여
찬송가를 부른다고 말했다.
"인애하신 구세주여 내말 들으사, 죄인 오라 하실때에 날 부르소서..."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갑자기 고재봉의 방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어렸을 적 우리 동네에도 교회가 있었는데 그 교회가 나에게 예수를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을 죽이게 된 것이 아니냐! 교회가, 교회가..."
고재봉은 안타까운듯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한참 기도하고 있는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입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자기 자신도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마치 큰 힘에 이끌려서 무어라고
씨부렁거리듯 한참을 말하였다고 한다.
그러한 체험을 하게 된 고재봉은 깜짝 놀랐다.
일본말도 아니요 중국말도 아닌, 그렇다고 미국말이나 우리 한국말은
더더둑 아닌 이상한 말들이 자기의 입을 통하겨 쏟아져 나온 것이다.
한동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퍽 포근하고 기쁨이 몸 전체를 감싸는 것이었다.
참으로 희안한 일도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또 이런 체험도 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지며
마치 고압선에 감전된 것처럼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온몸이 마비된 듯
이성을 읽을 뻔 한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마치 거대한 힘이 자기 자신의 몸과 정신을 운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자기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은 물론 자기 자신의 생각까지도 모두
누군가가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고 한다.
그러는 가운데 그는 차츰 어떤 새로운 힘이 자신 속에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말할 수 없는 새로운 힘이 그의 내부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 그 목사님의 말대로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는거다."
순간 고재봉의 얼굴에는 끝없는 행복감고 기쁨이 넘쳐 흘렀다.
"복음을 전해야 한다. 모든 죄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
고재봉은 이렇게 하여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고재봉은 자기의 심경변화와 전도의 목적을 교무과에 알렸다.
구치소의 배려로 고재봉은 드디어 다른 방으로 이감된 것이다.
살인마 고재봉 간증수기 [아! 내가 예수를 일찍 알았더라면]......5. 주위를 보니 밧줄은 보이지 않고 웬 거미줄 같은 것이 한가닥 있었는데 그것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옆의 아저씨에게 물으니 그는 여기에 온지가 꼭 3년 째 된다고 했습니다. 왜 그렇게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니 밥을 못 먹어서 그렇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곳에 오게 되었느냐고 물으니
무슨 염치로 병든 몸을 이끌고 오느냐고 하면서 이번에는 눈이 부시고 화려한 가운데 공기가 맑고 상쾌한 곳이 나타났습니다. 아름답게 흘러내리는 생명수 물가에는 과일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서 었고 세례받은 날도 지났으니 이제부터 56일 후도 아닐 것이요 |
살인마 고재봉 간증수기 [아! 내가 예수를 일찍 알았더라면]...6.
혹시 56시간?" 이말을 들은 나와 간수는 깜짝 놀랐다. "그렇지 않을 것이요." 간수가 나직하게 위로해 주었다. 나는 그를 위하여 무엇인가 한마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죽음에 대하여 그다지도 미련이 많습니까? 그 문제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늘 죽는다, 죽는다 하는 것이 아닙니까? 죽고 사는 것은 모두 하나님 아버지의 권한에 있는 것인데 왜 죽는 다는 것을 두려워 합니가?" 고재봉은 눈을 깜뻑거리면서 듣고 있었다. "형제여! 내가 예전에 한 말을 디사 한번 기억하고 대답해 주시오.
" 고재봉은 무슨 일인지 영문을 몰라서 멍하니 나를 쳐다 보았다. "다름이 아니라, 박중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는 얘기입니다. 아직도 원한을 품고 있나요?" "전도사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는 조금도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럼 됐어요 이제 이세상 사람들에 댜한 원한같은 것은 없겠지요." 고재봉은 나의 팔을 꽉 잡았다. "오늘은 시간도 많이 갔고 하니 이만하지요." 간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였다. 이 간수는 사형 집행날이 언제인지 알고 있었을까? 우리는 드디어 붙잡은 손을 놓고 떨어졌다.
한발짝 두발짝 물러서며 자꾸만 서로를 쳐다 보았다. 이윽고 고재봉은 문앞까지 갔다. 그리고 문을 막 나서려다가 갑자기 획 돌아섰다. "전도사님." 힘있는 목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전도사님, 용기를 내세요! 천당에 가서 다시 만나요!" 그가 오히려 나에게 용기를 복돋아 주었다. 이 이후로 나는 고재봉의 목소리를 다시는 들을 수가 없었다. 집행날이 되었다. 물론 고재봉은 그 사실을 알 까닭이 없었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고재봉은 새벽에 일어나서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 후에 평상시와 마친가지로 방안의 모든 사람들을 차례로 붙잡고 위로했다. 한사람 한사람 붙들고 격려의 말을 건넬 때마다 같은 방의 일동은 한결같이 고재봉에게 감사의 뜻을 말했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모두들 앉아서 성경책을 뒤적거리고 있는데 밖에서 간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재봉! 전방" 전방이란 방을 옮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고재봉은 이미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었다. 고재봉은 마치 면회 온 사람을 만나러 갈 때와 똑같은 표정으로 뚜벅 뚜벅 복도를 걸어갔다.
살인마 고재봉 간증수기 [아! 내가 예수를 일찍 알았더라면]사형장으로 찬송337장...7.
고재봉은 철장 앞에 손을 내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격려를 해주었다.
"예수 잘 믿어! 나가서 교회 꼭 다니고"
"고형 잘가요."
구치소 안을 삽시간에 눈물 바닥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평소에 가끔 재판정이나 검찰청에 갈때 타고 갔던 차와는 다른
군대 병원차가 고재봉을 기다리고 있었다.
몇몇 간수도 같이 탔지만 차안은 아주 조용했다.
어디로 달리는지 고재봉을 실은 차는 상당히 흔들리면서
자꾸만 달리고 있었다.
고재봉의 머리 속에는 아마 주님의 십자가 옆에 달린 강도가 생각났을 것이다.
"오늘 너와 함게 낙원에 있으리라"
한참동안 달리던 차가 멈추었다.
어느 군부대 뒷산이었다.
많은 간수들과 군목, 검찰관 그리고 총을 가진 9명의 헌병들이 미리와서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간수 두 사람이 고재봉을 양 옆에서 부축하고 가서
말뚝에 기대게하고 밧줄로 가볍게 묶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고재봉은 잠시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는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하려 하심이니라"(요3:16).
고재봉의 목소리는 한적한 주위공간을 울렸다.
"또 할 말 있는가?"
"검찰관님, 제가 웃을 때 방아쇠를 당겨 주세요."
고재봉은 침착했다.
그리고는 소리를 높여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다.(337장 인애하신 구세주여)
"인애하신 구세주여 내 말 들으사 죄인 오라 하실때에 날 부르소서"
차마 총의 방아쇠를 당길 수 없었다. 그가 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형수에게 총을 겨눈 헌병들에게 죽어가는 순간까지 '예수'를 전하던 그가
"주여 주여 내말 들으사 죄인오라 하실 때에 날 부르소서." 후렴을 부를 때
그는 웃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웃음으로...
방아쇠가 당겨지고 말았다.
살인마 고재봉은 갔다.
이세상의 온갖 근심을 다 털어버리고 오직 사랑으로 뭉쳐진
영혼의 알맹이만을 가지고 하늘나라로 간 것이다.
고재봉이 주님을 영접한 후에 구치소에서 전도한 숫자는
무려 1.800명이 넘는다.
그의 죽음을 형장에서 지켜본 간수들과 헌병들은 깊은 감명을 받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고재봉의 마지막 광경을 전했다고 한다.
나는 아직도 천하를 깜짝 놀라게 했던
그 고재봉이 남긴 한마디를 잊지 못한다.
"내가 일찌기 예수를 알았더라면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을텐데..."
이말은 아직도 내 가슴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아마도 주님의 부름을 받는 그 순간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히9:27).
-약력:당시 고재봉을 전도한 안국선집사(後 한길교회 목사님이 되셨습니다...)-
고재봉살인사건 [高在奉殺人事件] [Daum 백과사전]
덧말: 고재봉은 부대장댁 가정부가 먹으려고 긁어논 누룽지를 몰래 먹다가 가정부에게 들킨다 이에 화가난 가정부가 주인 박중령에게 보고를 했고 결국 다른물건까지 흠쳐간 파렴치한 도둑으로 죄명을 씌우곤, 억울한 사건으로 몰아갔다는게 정설입니다...
고재봉 재판당시 사진
출처 :작은 광주리 원문보기▶ 글쓴이 : happy life(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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