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죽음 극복한 삶은 과학 아닌 신앙 통해 가능- 최성수 목사 논문 최우수상

배남준 2018. 11. 13. 19:41
“죽음 극복한 삶은 과학 아닌 신앙 통해 가능” 기사의 사진
황명환 수서교회 목사가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교회 앞에서 죽음 관련 논문을 공모한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황 목사는 당시 본인의 방광암 투병과 아들을 잃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국민일보DB


인공지능과 장기이식의 시대, 과학의 관심은 온통 죽음을 넘어 인간의 생물학적 수명 연장을 꿈꾸는 쪽으로 집중되고 있다. 과학은 과연 죽음을 극복할 수 있을까. 현대사회 무신론 확산의 가장 큰 배경이 되는 이 주제를 갖고 한 교회가 논문 공모를 통해 고민을 나누기 시작했다. 기독교계 전체의 본격적 죽음 연구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수서교회(황명환 목사) 부설 수서문화재단 이폴연구소는 지난 6월부터 넉 달간 실시한 죽음 관련 연구논문 공모 심사 결과를 수상자에게 통지했다고 12일 밝혔다. 이폴(EPOL)은 영원한 시각에서의 삶(Eternal Perspective of Life)이란 뜻으로 황명환 목사가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황 목사는 “12편의 논문 가운데 5편을 추려 심사위원들에게 전달했고, 점수를 통한 객관화 작업을 통해 최종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논문 심사에는 황 목사와 함께 곽혜원 21세기교회와신학포럼 대표, 노영상 백석대 교수, 유영권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 정종훈 연세대 교목실장이 참여했다.

최성수 순천중앙교회 교육목사의 ‘과학은 죽음을 극복할 수 있나- 생명과 죽음의 통합과 상호 효과’ 논문이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24쪽의 압축된 분량인데 국내외 저작 48편이 참고문헌으로 인용될 만큼 촘촘하게 구성됐다. 논문은 과학기술이 죽음을 극복하거나 늦추는 데 집중된 현실을 하나씩 조명한다. 죽음 후에도 생체정보를 간직하는 유전자(DNA), DNA 끝부분에 위치해 노화의 원인이 되는 텔로미어(Telomere), 그 길이를 조절하는 기술로 시작한 노화예방, 이어 인공장기와 생체이식 및 뇌사를 극복할 인공지능까지 소개한다.

그리곤 묻는다. 과연 이렇게까지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죽음을 극복한 것이냐고. 오히려 또 다른 삶을 사는 게 아니냐고. 논문은 “인간에게 죽음은 극복돼야 할 대상이 아니다. 죽음은 생명과 공존하면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부각한다. 죽음을 결코 피할 수 없는 현실에서, 관건은 생명을 한없이 연장하려는 것보다 죽음의 현실을 인지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래야 죽음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고 지적한다. 죽음을 극복한 삶은, 과학이 아닌 신앙을 통해 죽음을 정면으로 직시해야 가능하다는 역설이다.

이 외에 이정희 무학교회 전도사의 ‘하나님의 형상, 인간의 영혼과 죽음의 문제- 종교와 과학의 공명을 중심으로’ 윤상철 수암교회 목사의 ‘기독교인은 죽음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심수빈 장로회신학대학원 석사과정생의 ‘포스트휴먼시대의 죽음에 대한 신학적 고찰’ 등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유전학과 의학이 생명공학과 인공지능 컴퓨터 그리고 나노공학과 협업해 만들어내는 신생 인류인 ‘포스트휴먼’과 유발 하라리가 미래 인류로 언급한 ‘호모 데우스(Homo Deus)’, 즉 신적인 인류의 탄생 가능성이 또 하나의 바벨탑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이폴연구소는 오는 19일 서울 강남구 수서교회에서 수상자들의 논문 발표와 심사위원들의 논찬을 중심으로 제3차 죽음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황 목사는 “논문 공모는 올해가 처음이었는데 죽음 관련 연구의 시작점 역할을 했다”면서 “앞으로도 세부 주제는 바꾸겠지만 논문 공모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