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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교회(예수님 시체 사흘간 안치) 복원작업거쳐 공개

배남준 2017. 3. 24. 13:27

사흘간 안치됐다  살아나신 그 자리,  희망의 부활 꿈꾼다 기사의 사진

이스라엘 예루살렘 올드시티의 성묘교회 내부에 예수의 시신을 안치했던 무덤 위의 작은 건물인 ‘에디큘’이 22일 복원공사를 마치고 공개되자 방문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성묘교회 천정 돔 위에서 빛이 내려와 마치 부활 승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연상케 한다. AP뉴시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뒤 사흘간 안치됐다고 알려진 무덤이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거쳐 22일(현지시간) 재공개됐다. 무덤은 이스라엘 예루살렘 올드시티에 위치한 성묘교회 내부에 있으며 일명 ‘에디큘(무덤 위에 세운 작은 건물)’로 불린다. 그리스 과학자 등 복원팀은 9개월간 무덤의 매몰된 부분 등을 복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에디큘은 화재로 소실됐다가 1808∼1810년 재건됐다. 그러나 계속된 성묘교회 지하 발굴 작업과 빗물, 습기, 촛불의 연기, 순례객의 방문 등으로 훼손을 거듭하면서 보수 작업이 불가피해졌다. 이스라엘 유적 관리당국은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판정을 내렸고 2015년 이스라엘 경찰은 건물을 일시 폐쇄, 지난해부터 복원 공사가 시작됐다.  

에디큘과 내부 무덤 복원 작업은 그리스 국립공대 유물보존팀 전문가 50여명이 맡았다. 복원팀은 에디큘 벽을 지탱하기 위해 둘레에 설치했던 철망을 제거하고 구조 보강작업을 실시했으며 레이저 스캐너 등을 사용해 촛불 검댕과 먼지 등을 청소했다. 순례객들이 무덤 내부를 볼 수 있도록 대리석 석판을 잘라 작은 창도 냈다.


복원팀은 지난해 공사를 시작하면서 바위로 조각돼 무덤 덮개로 사용된 대리석 석판을 처음 들어 올렸다. 당시 대리석 석판 아래 공간을 메우는 잔해를 치우자 회색의 십자가가 새겨진 또 다른 석판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관심을 불러 모았다.  

고고학자들은 앞으로 예수의 몸이 놓였던 원래 무덤 돌의 표면에 대해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복원 공사도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다. 성묘교회 측은 에디큘 지하와 교회 전체를 수리하려는 계획을 잠정적으로 갖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성묘교회 자리는 2세기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 시절 기독교인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신전을 지어 순례를 막았다. 그러나 325년 콘스탄틴 황제가 모친인 헬레나의 제안으로 신전을 허물고 지금의 성묘교회를 세웠다. 교회는 이슬람 세력에 의해 1009년 구조물이 파괴됐다가 12세기 십자군이 성지를 탈환하면서 복원해 현재 모습을 갖췄다. 1808년 화재로 손상돼 복원 공사를 한 후 200여년만의 공사다.  

성묘교회 일대는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당한 골고다 언덕이 있던 곳이다. 일명 ‘비아 돌로로사(고난의 길)’로도 불리는 곳으로 1∼14지점으로 나뉜다. 성묘교회는 비아 돌로로사의 맨 끝 14지점이다. 한국성서지리연구원 홍순화 목사는 “예루살렘 올드시티는 아르메니안 아랍인 유대인 기독교인 등 4개 지대로 나뉜다”며 “비아 돌로로사의 1∼8지점은 아랍인 지역, 9∼14지점은 기독교인 지역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성묘교회 내부는 현재 로마가톨릭과 그리스정교회, 아르메니아교회 등이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세 종파는 해당 구역에 대해 공동으로 경비를 서고 있다. 글=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