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환 크리스천대(SCU) 총장이 지난달 8일 이 대학 캠퍼스에서 재학생들과 어울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을 추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올해 고희를 맞은 김인환 전 총신대 총장. 지금은 아프리카의 빈국 스와질란드의 스와질란드크리스천대학(SCU) 총장이다. 그 소식을 처음 들은 건 지난달 초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국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였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의 봉사활동에 동참한 대구 푸른초장교회 임종구 목사는 자신의 은사인 김 총장 근황을 상세히 얘기해줬다. 월드비전 동행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수도 음바바네 외곽의 SCU 캠퍼스에서 김 총장을 만났다.
‘콜링’ 앞에 기득권 내려놓다
김 총장은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를 나와 1982년부터 총신대 교수를 시작으로 2004∼2008년 총장을 지내고 2011년에 퇴임했다. 2014년 대구 대신대 총장으로 재직하다가 이듬해 2월 15일 학위수여식을 마지막으로 부인 김정숙(67) 여사와 스와질란드행을 결행했다.
김 총장과 스와질란드의 인연은 아주 특별했다. 2년 전 추석 전날 아프리카 선교 대가로 소문난 김종양 선교사가 대신대 총장실을 찾아왔다. “스와질란드는 세계에서 인구 비례상 에이즈·결핵 환자가 가장 많은 나라인데 의대도 없습니다. 제가 이 나라 정부로부터 의과대학과 정보통신기술자 양성 대학 설립허가를 받았는데, 역부족입니다.”
김 총장은 어안이 벙벙했다. 언제 의대가 설립될지 구체적인 시간계획도 실행방법도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간다고 해서 일이 성사될 것이란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그래서 정중히 사양했다. 하지만 김 선교사는 한 번만이라도 꼭 방문해달라고 애원했다. 간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김 총장은 그 해 12월 초 여행하는 셈 치고 스와질란드를 찾았다.
“학교는 휴교상태에, 교수들은 낮은 급료를 올려달라고 불평하고 정부는 지원에 아주 인색했죠. 언론과 국회는 또 정부와 싸우는데 혈안이고. 총장을 맡는 건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일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귀국 후 곰곰이 생각했지만 마찬가지였다. 며칠 고민하던 어느 날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가 들려왔다. “우리 과거를 생각해봐라, 학교도 병원도 없는 나라에 누가 와서 생명을 구하고 인재를 길렀는지. 총신대와 대신대도 초기 선교사들이 없었다면 가능했을 것 같으냐.” 거부할 수 없는 사명이었다. 더 이상 고민하고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대신대 이사회는 2년 더 총장직을 수행해달라고 간청했지만, 사양했다. 그리고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짐을 싼 것이다. 복음을 전하고 사역하라는 하나님의 ‘콜링’ 앞에 김 총장은 모든 기득권을 흔쾌히 내려놨다.
8월 첫 의과대 첫 입학생 부푼 꿈
막상 현지에 도착하니 현실은 엄혹했다. 대학은 파행으로 모든 학사 일정이 중단돼 있었다. 그는 온갖 장애물에 부딪히면서도 기도했고, 이겨냈다. 그리고 지난해 6월말에야 총장으로 출근해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학사운영은 정상으로 회복됐고 의과대 개원 준비도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김 총장은 2017년 8월 말까지 의과대 신입생을 모집하는 계획안을 발표하고 지난해 11월 한국으로 일시 귀국해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했다. 의과대 개원에 필요한 실험기구와 도서관 가재도구 등 대형 컨테이너 4개분을 모았다.
지난 9일엔 스와질란드 교육훈련부 장관과 차관이 SCU를 방문해 의과대 개원 준비상황과 각종 실험실과 커리큘럼 등을 점검했다. 오는 18일에는 스와질란드 정부 관계자와 대학 재단이사회가 의과대 개원을 위한 최종회의를 열 예정이다. 그동안 의과대학 개원 준비로 미뤄놨던 총장 취임식은 다음 달 21일에 개최한다.
김 총장의 새해 소망은 학생들을 기독교 지도자로 훈련시킬 채플과 기숙사를 짓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의 성장은 근대 초기 복음을 전파한 선교사와 기독교 지도자들이 사회봉헌 선교정책을 펼친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스와질란드가 제2의 대한민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역자들을 파송해주면 좋겠습니다.” 간절히 기도하는 저명한 신학자의 얼굴은 전혀 ‘학자연(學者然)’하지 않았다.
음바바네(스와질란드)=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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