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여권이 정말 맞습니까?” 지난 5월 중순 인천공항 입국장. 우간다 김신환(50) 선교사가 여권을 내밀자 출입국관리소 직원은 흠칫 놀랐다. 얼굴은 한국인인데 우간다 여권을 소지했고, 여권엔 우간다 한국대사관이 발행한 비자 스티커까지 붙어있었다. “네 저는 우간다 사람입니다.”
지난 2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선교사는 “2013년 우간다로 귀화했다. 현지인과 함께 사는 게 선교인데 이제 진짜 선교사로 살아간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국내거소신고증’을 보여주며 “3개월 이상 거주해야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또 돌아가야 한다. 콜레스테롤 약품 구입에 7만원이 들었다”며 또 웃었다. 안식년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다음 달 중순 ‘본국’으로 돌아간다.
김 선교사는 1999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 선교사로 우간다로 파송돼 17년간 교회 개척과 신학교 사역을 펼쳐왔다. 그는 우간다로 가기 전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한국교회의 도움을 받아 예배당을 짓거나 프로젝트를 하지 않는다, 현지인과 적극 협력한다, 어디를 가든지 현지 문화를 파악한다는 것이다. 선교훈련을 받을 때 선배 선교사에게 귀가 떨어지도록 들었던 내용이다. 이를 실천하겠다 다짐했고 그 원칙은 지켜졌다.
그는 현재 수도 캄팔라에 위치한 우간다개혁신학교(대표 유형열 선교사) 소속 교수로, 캄팔라에서 서남쪽으로 220㎞ 떨어진 제2의 도시인 음바라라를 오가며 이동식 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TEP(Theological Extension Program)’으로 불리는 이동식 신학교는 경제적 여건상 캄팔라까지 오기 힘든 신학생들을 위한 ‘찾아가는’ 신학교이다. 김 선교사는 음바라라에 일주일에 4일을 머물며 매일 신학생을 만나 공부한다. 수업은 사무실이나 나무 밑에서 이뤄진다.
우간다의 종교는 로마가톨릭 42%, 성공회 28%, 오순절교회 6%, 이슬람 12%, 기타 12%로 분포된다. 그럼에도 우간다에서 신학교 사역은 긴급하다고 했다. 그 이유가 충격적이었다. 말씀에 사로잡혀 설교하는 목회자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많은 교회가 주일예배 설교를 초청 인사의 연설로 대신합니다. 이는 아프리카의 특수한 문화이기도 한데요. 선포되어야 할 말씀은 없고 정부 관계자나 지역 유지들, 외부 방문자들의 인사말로 끝납니다. 말씀에 사로잡힌 목회자를 배출해야 할 이유입니다.” 오순절교회를 제외한 교회들은 말씀의 능력을 상실한 지 오래라는 게 김 선교사의 분석이다.
김 선교사는 2002년부터 4년간 현지 성공회교회 두 곳을 개척하기도 했다. 여기서 말씀 사역과 성도를 위한 돌봄의 소중함을 체험했다. 첫 교회는 루가지교회. 열심히 심방하고 저녁마다 교인들과 성경을 읽었다. 성경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성경을 읽었다. 그렇게 3년을 했더니 성도들이 늘었다. 김 선교사가 에이즈에 감염된 두 아이의 엄마 가정을 심방한 게 결정적이었다. 김 선교사는 두 아이의 눈을 보자마자 너무 불쌍해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 이후 성도들은 한국인 목사에게 마음을 열었고 말씀을 읽으며 하나님을 구했다. 성도들은 200명으로 늘었다.
두 번째 교회는 카코바중앙교회로 성도 19명으로 시작했다. 말씀과 심방 사역을 반복했다. 한국교회에 손 내밀지 않고 땅에 기둥 4개를 박고 천막을 씌워 예배를 드렸다. 지금 이 교회는 1200명의 신자가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우간다 신자들은 나중에 3억원에 해당하는 돈을 모아 스스로 예배당을 지었다. 현지 교단에선 김 선교사에게 ‘교회개척자’란 별명을 붙여줬다.
김 선교사는 “우간다 교회는 정체돼 있고 목회자들은 부패했습니다.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현지인 신자 5000명이 매월 기도집회를 갖고 있습니다. 무조건 교회를 건축하고 학교 세우는 것이 선교일까요? 가슴 뜨겁고 말씀을 사랑하는 선교사가 필요합니다.”
그는 아프리카의 진정한 실상에 대해서도 말했다. “유엔이나 NGO가 도와야할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주민들은 노력하면 먹고 삽니다. 문제는 영적 기근입니다. 건너와 말씀을 전해주십시오.”
성남=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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