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영혼의 아픔 없이는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눈물을 동반하지 않는 울음은 그저 슬픔일 것입니다
그것은 고통을 나타내 보이는 몸짓이며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해 보이는 투정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하나의 신호일 뿐입니다
인간이 위대한 것은 자기 자신의 영혼의 상처 때문만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도 슬퍼하고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자비심慈悲心 때문입니다
엘 그레코의 그림 중에<베드로의 눈물>이란 작품이 있습니다
왼손 팔목에는 주님으로부터 약속받은
'하늘나라의 열쇠'를 건채 두 손을 꼭 마주 잡고
허공을 우러러보고 있는 베드로의 얼굴은
엘 그레코 특유의 비정상적인 길쭉한 얼굴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흰 머리칼과 얼굴 가득한 턱수염, 완강한 근육을 가진
어부 출신의 베드로는 알 수 없는 허공의 한 점을 우러러보고 있는데
그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습니다
실제로 베드로는 주님이 승천하신 후
매일 새벽 첫닭의 울음소리와 함께 일어나
기도를 하고 몹시 울었다고 전해오고 있습니다
항상 수건 한 장을 가슴에 넣고 다니며
넘쳐흐르는 눈물을 닦았는데
주님의 다정한 말씀과 함께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주님의 사랑으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고
또한 자기가 주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한일을 떠올리며
뉘우쳐 크게 울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너무나 자주 그리고 많이 울었으므로 베드로의 얼굴은
눈물에 젖어서 항상 짓물러 있었다고 합니다
엘 그레코의 작품이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힌 것도
알 수 없는 허공을 우러러보며 울고 있는
베드로의 비통한 표정이 초자연적인
영성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서 속에서 베드로가 처음으로 울기 시작하였던 것은
새벽닭이 운 순간이었습니다
이때 '주님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똑바로 바라보자'
비로소 주님의 눈과 마주친 베드로는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너는 나를 세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루카22,61)
하신 주님의 말씀이 떠올라 슬피 울기 시작하였습니다
베드로의 눈물은 이렇게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성서에 보면 베드로의 눈물보다 앞서
또 한 사람의 눈물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주님의 눈물입니다.
주님은 평소에 사랑하시던 마리아 자매와
따라온 유다인들까지 우는 것을 보신 후
비통한 마음이 북받쳐 올라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눈물을 흘리신 것입니다
주님의 눈물
우리는 울고 계시는 주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우리는 살아 있지만 이미 죽은 사람의 냄새가 나는 라자로처럼
비참하고 절망적일 때 문을 잠그고 흐느껴 웁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먼저 문 밖에서 울고 계시는 주님이 계십니다
주님은 눈물을 흘리시면서 이렇게 큰소리고 외치고 계십니다
"이제 그만 나오너라"
베드로가 주님의 으뜸 제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의 눈물을 엘 그레코의 그림처럼
베드로의 눈물로 이어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님
제 눈에도 주님처럼 눈물이 넘쳐흐르게 하소서
주님을 생각할 때마다 베드로처럼 흐느껴 울도록 하소서
눈물로 우리의 영혼을 정화하여
하느님의 영광 속에서 죽음의 동굴을 벗어나게 하소서
- "최인호의 유고집 눈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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