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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버드대학 이금하 교목 / 동양인 여성 최초

배남준 2024. 11. 23. 12:53

 

 

미국 하버드대 이금하 교목이 지난 19일 서울 관악구 갈릴리침례교회에서 지난 40여년간의 캠퍼스 선교에 대해 이야기하 미소를 짓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세계 최고의 사립 명문대로 꼽히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동양인 여성 최초의 교목으로 선출돼 30년 가까이 활동했다. 그동안 100명이 넘는 교역자를 길러내고 목사인 남편과 함께 세계 14곳에 교회를 설립한 이금하(영어명 레베카 김·73) 교목은 이제 일흔이 넘은 할머니가 됐다. 작은 체구의 그가 서울대 재학 시절 성경공부로 하나님을 만난 뒤 50년이 넘도록 흔들리지 않고 미국의 명문 대학이 밀집한 지역에서 ‘캠퍼스 선교’라는 한 길을 어떻게 달려올 수 있었을까.

손자뻘 학생과 밤새는 할머니 사역자

이 교목은 손주가 있는 진짜 할머니다. 그러나 여전히 하버드대 교목으로 대학생과 밤새기 일쑤다. 캠퍼스 사역 외에도 전 세계 교회의 목사와 선교사 등 교역자들로부터 쏟아지는 카카오톡 메시지에 대응하느라 ‘누더기 잠’을 잘 때가 많다고 했다.



하버드대 ABSK 모임에 참석한 학생들이 학교 근처 이 교목 집에서 보드게임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금하 교목 제공

그는 하버드대에서 1991년 ABSK(Asian Baptist Student Koinonia)를 시작해 현재까지 이끌고 있다. 매주 금요일 저녁 7시에 학생들과 만나 밤을 새우는 일이 잦다고 했다. 찬양하고 성경공부를 하는 것은 물론 맛난 음식을 나눠 먹고 다양한 보드게임을 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모임 후 몇몇 학생들은 학교에서 가까운 이 교목의 집으로 자리를 옮겨 친교한다고 했다.

이 교목은 40여년 전 미국 남침례교단 기자로부터 ‘왜 캠퍼스 선교를 시작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그는 “21세기의 지도자를 양성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 교목은 “지나고 보니 하나님 은혜로 그때 한 말이 이뤄진 셈”이라고 했다. 1980년에 미국에서 만난 남편과 함께 미국 명문대 밀집 지역에서 캠퍼스 사역을 하면서 길러낸 목회자와 사모, 선교사 등이 100명이 넘기 때문이다.

10년 전부터 하버드대에서 함께 교목으로 활동하는 다니엘 조 목사는 이 교목의 하버드대 ABSK의 첫 제자 중 하나다. 현재 안디옥침례교회의 담임목사이자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목으로 활동하는 데이비드 엄 목사도 학부 시절부터 이 교목에게서 성경을 배웠다. 한국 미국 우즈베키스탄 아르메니아 등 세계 14곳에 설립한 교회의 목회자도 그의 제자다. 하버드대 ABSK 모임에서는 하버드대 졸업생이 든든한 지원군으로 활동한다.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8명이 모임을 돕는 것은 물론 재정적으로도 후원한다.

이 교목은 한 알의 썩는 밀알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미국 최초의 해외 파송 침례교 선교사인 아도니람 저드슨 부부의 이야기를 캠퍼스 사역자들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200년 전 미얀마에서 전도지 수만 장을 나눠주며 6년간 성도 한 명도 구하지 못했지만, 이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결신자가 나왔다”며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는 반드시 기쁨의 열매를 거둔다는 하나님 말씀처럼 인내를 가지고 그 역할을 감당하면 하나님이 그의 때에 거두실 것”이라고 했다.

대학 때 만난 하나님… 캠퍼스 선교의 중요성
이 교목이 하버드대 ABSK 모임에서 성경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금하 교목 제공

이 교목은 ‘하나님 제일주의자’로 살아간다. 하지만 한때 허무주의에 빠질 정도로 신앙과 거리가 먼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미션스쿨인 배화여고를 다녔지만 채플 수업을 잘 듣는 착한 학생에 불과했다. 공부를 잘해 서울대에 들어갔지만 ‘최고를 향해 달리는 삶은 끝이 없다’는 마음으로 괴로워했다고 한다. 그러다 대학 3학년 직전 겨울방학에 1년간 자신을 전도한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BF) 친구를 통해 그 모임에서 창세기를 공부하며 하나님을 만났고,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됐다고 했다. 그는 “모든 것의 시작, 곧 나의 근원을 알게 되니 희열이 느껴졌다”고 했다.
이 교목은 현재 하버드대 교목 40여명 중 세 번째로 오래 활동하고 있다. (요약 정리)                                                 
                                                                                                                      신은정 기자 sej@kmib.co.kr